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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나체 침투조꿈계의 월남전 (판타지) 2022. 11. 3. 15:10
'이런! 한결 생각을 미처 못 했군. 내가 구하러 갈께요. 아무쪼록 살아만 있어주오...!' 야! 포기하지 말고 지키자던 놈이 어딜 가는 거야?!! 전일병!! 전일병!!! 땅거미가 확연하게 깔린 저 앞 어느 지점에서, 월맹군 혹은 베트콩이 건드렸을 크레모아가 대기(大氣)를 갈가리 난도질하며 비산(飛散)하였고, 더불어 저지선 부근까지 할퀸 후폭풍의 성가신 위력은, 정병장의 절규에 가까운 고함을 매몰차게 묻어버렸다. 엄폐호를 뛰쳐나온 전일병이 가파른 오르막을 거슬러 십여 미터 가량이나 줄달음쳤을까. 적의 바추카포가 벙커를 날렸고, 흙덩이들과 함께 덮친 둔탁한 무엇인가가 등에 정통으로 부딪쳐, 그는 고꾸라지면서 비탈을 두어 바퀴 굴러야 했다. 뒤 이어 데굴데굴 구르다가 - 자빠진 그의 옆구리에 닿아 - 멈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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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텔레포트 2Letters to D.J. (지수 외전)/SUPERMAN 2022. 11. 2. 12:40
Another stories of Jisoos in parallel universes : 1. Superman (원본) (27) 이렇게 워크인하여 차크라 결합을 하고 있는 난, 과연 제대로 텔레포팅을 해낼 수 있는 걸까. 마스터님, 굳이 저까지 공간이동을 할 필요 있겠습니까? 어차피 웜홀은 우주를 가로지를 텐데 분신과 지상까지 동행한다는 건 비효율 아닌가요? 극장 내 가게에서 객석으로 이동하는 간식들이 부러울 지경입니다. 천 킬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장거리인데요? 왜, 객석에서 극장 안의 정화조로 이동하는 똥은 부럽지 않고? 너의 특기인 찡찡댐이 왜 안 나오나 했다. 영육이 함께 재조합되므로 중간에 우주 미아가 될 걱정은 넣어두거라. 웜홀이 어느 지점에서 생성될지는 지상에 도착하면 알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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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사귀자는 건지..이상한 연애편지 (상준 외전) 2022. 11. 2. 11:42
경미야, 네 자학(?)성 조크에 내가 너무 진지하게 맞장구친 건 아닌가 모르겠다. 웃자고 한 소리에 죽자고 덤벼든 꼴이니.. 지난번 편지 내용 중 "죽은 너"란 표현이 혹시 거슬렸다면 사과 하마. 내가 누차 강조했듯 그건 "지난날의 너", 이젠 돌아오지 않는 시간 속의 너를 의미함이었다. 물리적인 죽음이 아니라, 내 상념 속에서 너에 대한 부정성이 사라졌음을 일컫는 말이었어. 그러니 혹여 기분 나빴더라도 오해 풀려무나. 잔뜩 힘 들어간 어설픈 문학적 수사였음을 경미 네가 너그러이 양해해준다 하여도 어쨌든, 과거의 널 멋대로 추정한 것도 모자라 입에 올리기도 뭐한 "죽음"이란 단어까지 거론한 점은 좀 과했던 것 같아.. 미안해. 널 처음 본 고교 1학년 시절 그때의 네가 변함없이 그대로 소환되었다 해도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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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텔레포트 1Letters to D.J. (지수 외전)/SUPERMAN 2022. 11. 1. 12:53
Another stories of Jisoos in parallel universes : 1. Superman (원본) (26) 와아, 저런 무시무시한 외계인들이 전부 평화의 사절단인 셈이군요. 사실 정말 무서운 건 따로 있었네요. 제 선입견 말입니다. 그래, 그렇게 하나 더 깨달아 가는 거지. 저들은 장단기 출장 또는 여행차 방문하였거나 아예 이곳으로 이민 온 자들이라네. 아, 그리고 자네의 분신과 그 일행도 아메리카 연합국에서 이민 온 시민들의 후손들이야. 역시.. 저도 짐작은 하였어요. 우리로 치면 해외교포 3, 4세쯤 되겠네요. 얘네들 조상의 경우 그보단 좀 더 거슬러올라가야 해. 아 뭐, 그런 세세한 정보까지는.. 하여간 그쪽 덕택에 많은 것들을 알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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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결꿈계의 월남전 (판타지) 2022. 10. 31. 11:37
전장(戰場)에 찌든 장병들이 작심하고 - 스트레스를 싸서 - 게워낸 웃음소리가, 맛 간 스피커의 잡음과 섞여, 인기 코미디언의 (포복절도하기엔 다소 지겨운) "우려먹기 개그"에 참신한 생명력을 부여하고 있었다. 키득키득.. 권상병 님, 무작정 올라가면 빤쮸헌테 미안하대요. 존나리 웃기지 않습니까? 낄낄.. 조또! 자꾸 불 난 집에 부채질할래? 니미, 배삼영의 개다리춤도 못 보고.. 에이, 엿같네 진짜.. 퉤!! 하이고, 1절만 하세요. 전들 속상하지 않겠습니까? 하추나 왕팬이면 뭐하냐고요. 코빼기도 볼 수 없으니.. 똥꼬 치마 입고 왔다 갔다 하던 무용수들은 또 어떻구요. 아직도 삼삼하니 눈앞에 아른거려 아랫도리가 뻑지근하다니깐요? 짜증내고 불평해봤자 제 속만 쓰릴 뿐, 엎질러진 물 다시 주워 담을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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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궁극의 당신Letters to D.J. (지수 외전)/SUPERMAN 2022. 10. 29. 11:11
Another stories of Jisoos in parallel universes : 1. Superman (원본) (25) 이런 영화관을 운영하려면 대체 어떤 정교한 장치가 필요한 것일까. 가만있자.. 실내와 실외의 경계가 모호한 이 극장의 방대함을 보라! 창공을 입체 스크린인 양 품고 있는 이 거대함이 현실에 존재하다니. 시공 파편과 객석과의 거리도 수 킬로는 족히 돼 보이나, 객석의 규모만 놓고 봐도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입니다. 거짓말 조금 보태 콜로세움의 백 배도 넘는 것 같아요. 상준 일행이 위치한 자리는 중간쯤이었는데 아래 위로 까마득하여 어질어질합니다. 층이 따로 구분되어 있진 않지만 경사가 상당하고 맨 아래에서 꼭대기 자리까지 수직으로 재면 높이가 얼추 수 백 미터는 되지 않을까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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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괴상한 낭만이상한 연애편지 (상준 외전) 2022. 10. 28. 13:01
아.. 3월이 가까워올수록, 답장을 기다리는 난 점점 초조해졌어. 곧 각박한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니까. 2월 26일 금요일 오후 2시. 너도 아는 장소. 일방적으로 약속을 잡고 ㅂ동 정류장 KK제과점으로 나와달라는 당돌한 부탁을 했었지. 약속 시각 이후에 편지가 도착할 경우 29일 월요일 같은 시각 같은 장소로 나와 달라는 엉성한 치밀함까지 첨부해서 말야. 나와주지 않으면 집으로 다시 쳐들어가겠다는 맹랑한 협박(!)까지 동봉해서 말이야. 싫다는 의사도 내 면전에다 표명하길 그래서, 기한 없는 답답함이나 좀 풀어주길 감히 바랐었다. 참 이기적인 바람이지? 얼굴 한 번 보는 걸로 만족하고 미련 없이 돌아설 수 있는, 깔끔한 기회를 달라고 매달린 셈이야. 약속(?)이 지켜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제과점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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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위문 공연꿈계의 월남전 (판타지) 2022. 10. 27. 18:13
연병장을 가로지르며 베니어합판을 운반하던 전일병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오후 다섯 시가 넘어서는데도 작열하는 태양의 열기는 식을 생각을 않는다. 뜨거운 햇빛의 줄기들이 그의 벗은 어깨와 허리를 게걸스럽게 공략하여, 탄탄한 상체를 과하게 그을려 놓았다. 가설(假設) 무대 아래 장병들이 퍼질러 앉을 위치에다가, 예하 부대명(名)이 적힌 팻말들을 박아넣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며 해머를 휘두르던 김하사가 숨도 돌릴 겸 그를 보고 누런 이를 드러내어 한 마디 던진다. 전일병, 힘들지? 그것만 나르고 내무반 들어가 잠깐 쉬도록 해. 공연 끝날 때까지 말뚝 근무 서려면 장난 아니게 피곤할 거야. 일병 전상준. 아닙니다, 힘들지 않습니다. 씨발, 왜 하필 땅개 사령부들 다 놔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