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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 텔레포트 1
    Letters to D.J. (지수 외전)/SUPERMAN 2022. 11. 1. 12:53

     

     

     

     

     

     

    Another stories of Jisoos in parallel universes : 1. Superman (원본) (26)

     

     

     

     

     

     

     

     

     

     

     

     

     

    와아, 저런 무시무시한 외계인들이 전부 평화의 사절단인 셈이군요.

    사실 정말 무서운 건 따로 있었네요. 제 선입견 말입니다.

    그래, 그렇게 하나 더 깨달아 가는 거지.

    저들은 장단기 출장 또는 여행차 방문하였거나 아예 이곳으로 이민 온 자들이라네.

    아, 그리고 자네의 분신과 그 일행도 아메리카 연합국에서 이민 온 시민들의 후손들이야.

    역시..

    저도 짐작은 하였어요. 우리로 치면 해외교포 3, 4세쯤 되겠네요.

    얘네들 조상의 경우 그보단 좀 더 거슬러올라가야 해.

    아 뭐, 그런 세세한 정보까지는..

    하여간 그쪽 덕택에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네요. 감사해요.

    정말로? 그래 보이지 않는데..?

    근엄하신 마스터께서 제게 농까지 던지시다니, 좋은 의미로 해석하고 싶네요.

    그만큼 절 스스럼없이 대하시는 거라면 좋겠어요. 저도 볼 거 못 볼 거 이것저것 함께 겪으면서 운송자 분들과 꽤 친해졌다 생각하는데 저만의 착각은 아니겠죠?

    또 오버한다.

    영화 끝나가잖아! 갈 때 됐다고.

    네에?? 벌써요? 이렇게 좋은 유토피아 같은 세상인데 더 체험하고 싶다고요!

    앞의 두 디스토피아에선 악착같이 경험케 하더니 여기선 왜..?

    우리한테 뭐라 하지 마라 너의 이동 스케줄이 원래 이리 되어 있는 것을.

    역경 속에서 배울 것이 더 많음은 당연지사. 여긴 요 정도 둘러본 걸로 만족하거라.

    겨우 극장에만 머물다 가야 합니까? 보통의 극장이 아니긴 하지만..

    매우 아쉽네요.

    극장 밖도 보여주면 되겠는가? 천 킬로미터 상공이라 볼 게 별로 없을 텐데?

    천 킬로요?

    그렇다면 이 극장이 우주 공간에 떠 있다는 이야긴가요? 천공의 성 라퓨타처럼요?

    그건 또 무엇인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걸작 판타지 애니메이션을 모르시는구나. 만물박사인 줄 알았더만..

    노노, 우리가 천착하는 것은 바로 너 나지수. 우리의 전공은 나지수라고.

    너와 연관된 만물에만 우린 통달하고 있다. 네가 관심을 가지는 것들이라 해도 관심 레벨이 우리의 기준 이하면 우리는 알지 못한다.

    이 영화관은 우주연합의 미니 인공행성을 개조하여 만든 것이다. 한반도 수직 상공에서 지구 자전 속도와 동일한 속도로 지구 둘레를 돌고 있지. 이러한 규모가 아니면 어찌 시공 파편을 담아낼 수 있겠는가.

    네에 네, 여부가 있겠습니까 나지수 스토커 박사님들!

     

    하하, 만화도 이렇진 않겠어.

    그럼 아까 극장을 나간 지수는 어떻게 된 겁니까. 저처럼 우주 미아라도 된 건가요? 설마..

    에이 아니죠?

    그래, 방금 네 머릿속에 떠오른 그 방법으로 관객들은 이동한다.

    자아, 꾸물거리지 말고 너도 어서 저들처럼 에스컬레이터에 오르거라.

    상준이가 움직여야지 왜 나한테..

    센스쟁이님들, 또 조처를 취하셨구나.

    에휴 알았어요. 갑시다. 가! 까라면 까야지 내가 뭔 힘이 있다고..

    특별할 것 없던 에스컬레이터에 이런 반전이 있을 줄이야..

    이야, 관객들 진짜 많다 백만 명도 넘겠네. 거미줄 같은 에스컬레이터에 아주 빽빽이 올라탔네. 발 디딜 틈도 없겠어.

    실시간으로 시공을 가져다 쓰는 영화라 엔딩 타이틀 같은 자막이 없어 깔끔하긴 하네.

    여기서 또 한 가지 의문이 급 떠오릅니다. 자막도 없고 더빙도 안 됐는데 이 다양한 종족들이 어떻게 알아들었을까요?

    저 일인용 소파는 그냥 평범한 좌석이 아니란다. 전자기파로 엮여진 둥지와 같다 보면 돼. 보이지 않는 회로들이 원격으로 제어되고 있지. 정해진 자리에 앉기만 하면 사전 입력된 정보에 의해 관객 맞춤형 서비스가 자동으로 시작되는 거야.

    동시 더빙 시스템도 이러한 서비스들 중 하나란다. 실존 인물들의 음성이 관객의 귀에 자국 언어로 치환되어 들어오는 것이지 진동 주파수 형태로 말이다. 이것뿐 아니야.

    스텔라 넷으로 티켓 예매 시 음료나 간식을 함께 예매하면, 영화 관람 도중 관객이 보내는 아주 작은 목소리 신호만으로도, 소파 내부에서 먹을거리가 나와 그의 앞에 차려진단다. 이게 가능한 것은 양자 프린팅 방식의 텔레포트가 구현되고 있기 때문이지. 식품의 분자가 특정 거리를 이동하여 재조합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같은 방식으로 관객의 배설에 있어서도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네에? 그런, 말도 안 되는..

    아주 농담에 물꼬가 트이셨네.

    이렇게 훤히 개방된 관람석 한복판에서 어찌 대소변을 해결한단 말입니까?

    팔걸이에 위치한 모드 패널에서 화장실 버튼을 누르면 외부와의 차폐가 가능한 유사 홀로그램 막이 형성되므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 없이 하의를 내리고 해당 부분을 - 소파 하단에서 작동하는 - 바이오 파이프에 밀착하기만 하면 돼. 그 이후로는 휴지나 비데가 필요 없는 클린한 뒤처리까지 만사가 쾌적하게 해결된단다.

    물론 관람 모드로 구십 도 회전한 상태에서도 이러한 배변 처리는 동일하게 이루어진다. 관객 착석 후 좌석 회전 시 소파 한개 당 설정 된 개인 공간이 중력 방향을 자동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용변 행위의 세부 동작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아동, 노약자, 장애인 및 (신체 구조가 다른) 외계 존재들을 위한 맞춤식 "좌석 형태 전환 "도 가능하여, 배설을 비롯한 기타 다양한 서비스와 관련, 여러 계층의 요구를 잘 반영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봐야지.

    수많은 인원의 배설물들이 정화조로 순간이동하지 않으면 큰일 날 시스템이군요. 우리네 작은 영화관이면 모를까 관객들이 상영 전후나 도중에 화장실을 느긋이 다녀올 구조는 도저히 아닌듯하니 이해는 갑니다.

    만약 분해 재조합 텔레포테이션 방식의 적용 없이 이러한 시스템을 고수하였다면, 관람석 밑에 재래식 오물관들이 그물처럼 얼기설기 난립하였을 테고.. (너무 불결하고 비현실적이라 실현될 리도 없지만..)

    극장 안 대부분의 부대시설이 자동화와 공간이동에 연계된 셈이니 결국 텔레포트 없으면 이 극장도 있을 수 없다는 결론이 도출되네요.

    아, 그런 맥락에서 이 고속 에스컬레이터도 "대형 순간 이동 장치" 속으로 이어져 있겠지요!?

    햐아, 이 사람들은 습관이 돼서 그런지 떨리지도 않나 보네.

     

    저 멀리 아래에서 올라오고 있는 성미 급한 사람들도 제법 보이네요. 텔레포트 룸을 벌써 통과하고 올라오는 저들의 모습 또한 그저 일상적일 따름입니다.

     

    상준이는 여유작작 뒤돌아 애인과 담소를 나누기까지 하네요. 나는 긴장돼 죽겠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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