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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제이슨Letters to D.J. (지수 외전)/FRIDAY THE 13TH 2024. 1. 18. 12:31
Another stories of Jisoos in parallel universes : 2. Friday the 13th (원본) (26)
자신의 꿈속에 영원히 갇힐 운명을 부수고,
육신이 없어 깨려야 깰 수 없는 구조적 불가능을 극복하고,
기어이 혼이 깨어난다는 얘기로군요.
그러고는,
그에겐 꿈주와도 같은 (천상의 어디쯤에서 애타게 부르고 응원하는) 자신의 영과 다시 합일하겠지요.
그리고 더 나아가 결국엔,
"궁극의 꿈주"인 근원과도 하나가 되겠네요. 맞죠?
그렇단다.
대화를 이어오는 동안에도 네 깨달음은 급속하게 깊어지고 있구나.
이 정도면 되었다.
맞서야 할 적에 대해서도 알 만큼은 알게 되었으니 이제 실전에 나서는 일만 남았도다.
때가 되었으니 나를 믿고 거침없이 전진하려무나, 담대한 구도자여.
아아..
포켓 시공이 걷히고 있군요. 든든하던 방패막이가 사라지니 솔직히 아쉽습니다.
기나긴 대화였던 것 같은데,
실은 결정적 사건과 어김없이 마주치도록 시간선을 재설정하시기라도 했나요?
피하지 않고 부딪쳐야만 제가 여길 빠져나갈 수 있는 사건이라서겠죠?
까짓것 그래봤자 꿈속 아니겠습니까.
여전히 떨리긴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설파를 해 주신 당신 때문에라도 용기를 가져 보렵니다.
대장님! 도련님!
두 분 말씀 막 나누시려는 때에 방해가 되어 죄송합니다만, 사태가 급박해지고 있어 알려 드립니다.
놈이 막사 주변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전갈이 방금 왔습니다.
일단 저희 선에서 최대한 저지할 터이니 도련님은 나오지 마시고 그 안에 머물러 주십시오.
마침 문 두드리는 소리가 조심스럽게 났고 이어서
어린 아저씨의 황급함이 담긴 목소리가 들려온 것입니다.
도련님!
천으로 다시 대장님을 가려 주시고, 도련님도 되도록이면 사물함 아래 공간으로 몸을 숨겨 주시기 바랍니다.
아저씨!
여기 들어올 새도 없을 만치 사태가 심각한 거야? 놈이 곧 들이닥치는 거냐고!?
나도 도울게. 돕고 싶어..
마스터님
지금 얘기는 제 의지가 아니었는데 튀어나와 버렸네요. 물론 저도 같은 생각을 하고는 있었습니다만..
이 꿈의 직접적인 꿈주가 드림바디를 통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는 것이란다.
내가 대화 상대로 너를 선택하였으나 그 또한 우리의 대화를 다 들을 수는 있었으니까.
짐작건대 너와 비슷한 연령대의 분신인 듯하구나.
단순히 사춘기 트라우마 꿈을 꾸었다가 네 덕에 감히 상상 못할 체험을 하게 되었으니
엄청난 심적 타격으로부터 당분간 헤어 나올 수 없을지도 모르지.
어쨌든 현재는 공통 꿈주인 너에게 많이 동화되어 너와 비슷한 판단을 하는 모양이다.
네에, 그건 그렇고..
어떡할까요? 아저씨 말을 들어야 하나요?
저 역시 당신 덕분에 어떤 사악한 존재와도 대적할 용기가 겨우 생겼는데 말이죠.
우선은 저 친구의 얘기를 따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너를 정말 위하고 걱정해 주는 진심이 말투에서부터 배어 나오고 있구나.
타(他) 드림바디들의 (널 향한) 긍정적인 상념 에너지는
억지로 거스를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되느니라.
그것이 꿈주의 드림바디에게 활동 에너지를 충전해 주기도 하니까 말이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다시 천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좀 답답하시더라도 참아 주시기를..
그때였습니다.
이번엔 문이 부서질 것마냥 몹시 거칠게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똑같은 황급함임에도 아까와는 사뭇 다른 (숨넘어갈 듯한) 조급한 음성이 문틈을 비집고 들어왔습니다.
되련님! 나오세요!!
놈이 드디어 예까지 나타나 막사를 부시기 시작했습니다.
그 안에 계속 계시면 위험하니 빨리 나오세요!!
그래요??
그럼 여기 대장님은 어떻게..
그만!
대꾸하지 말거라. 쟤는 그 아이가 아니니라.
예?? 그건 또 무슨..?
저놈은 제이슨이 분명하다.
너를 또 다른 악몽 트랩으로 몰아 여기에서 떨어뜨려 놓으려는 수작인 것 같다.
어이쿠! 올 게 오고야 말았군요!
이럴 줄 알았음 시공 포켓을 좀 더 유지할 걸 그랬습니다.
어허, 구도자답지 않은 소리!
그리 자세히 일러 주었거늘..
죄송합니다.
저놈이 제이슨이라 하시니, 간신히 가라앉힌 두려움이 또 고개를 드는 듯하여..
누누이 강조하지 않더냐. 나를 믿고 너 자신을 믿고 담대해지라고.
지금 상황을 포함하여 다 네가 피해서는 안 될 (겪고 부숴 나가야 할) 관문들이 다가오는 것이니,
약한 소리 말고 그냥 담담하게 받아들이라.
알겠습니다 마스터여.
저들은 제 터럭 한 올 건드리지 못하리란 걸 저는 믿사옵니다.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은 사실이자 진리란다.
가망 없는 꿈계 정도 작살낼 수 있는 무소불위의 피아(彼我) 마스터들일지라도,
"근원이 굽어살피시는 구도자"가 이렇게 개입한 비상한 꿈을,
그들 멋대로 함부로 했다간 천만 번 고쳐 무사하지 못할지니.
맞아요, 그 말씀해 주셨죠.
소프트한 꿈계라서
상념계 시스템과 달리 이곳의 마스터는 엄격한 인과율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말이죠.
평행계 시스템 내에선
구도자는 물론 일반 우주 생명체들도 모두 상념 창조주들이므로 에프엠이 직접 나서서 그들을 해코지하지는 못한다 하였는데
그렇다면, 꿈계의 상념 창조주 격인 드림바디들도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
수틀려서 꿈계를 통째 날릴 수 있다 함은
그 속의 주인공 드림바디 및 - 그 드림바디 안에서 조종하는 - "꿈주의 분령"에게도 직접 타격을 가한다는 의미로 들리는데
이것이 허용된다는 말씀인가요?
그 질문에 답하기 앞서 분명히 해둘 것은,
에프엠이든 흑마스터든
빛의 마스터든 드림마스터든
근원의 일을 대행하는 존재들로서 초(超) 우주적 특권을 가진다는 점이다.
직접적인 개입이나 타격을 금한다는 건, 역으로 그 외 모든 게 허용된다는 뜻이며 이는,
간접적이기만 하면 그들의 타깃을 아무리 잔인하게 해하여도 이로 인한 우주적 업보가 그들에게 발생하지 않는다는
특권을 의미한다.
물론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고, 고차원 고등 존재인 그들이 미개한 잔인성을 자랑하듯 선보일 리는 없겠지.
근원 앞에선 항시 "알아서 조심하는" 족속이므로,
언제 어디서 추상 같은 예외 적용이 그들을 심판하러 날아올까 두려워
프로젝트 추진 시(時) 과할 정도의 음모 설정 등 소심함에 가까운 조심성을 강박적으로 발휘하는 것이고.
이 부분에 있어선 꿈계의 마스터들이 상대적으로 유연하고 자유롭달까.
그러나 대 우주의 원칙하에서 볼 때 이는 약간의 융통성이 허용되는 수준이며, 고로
대동소이한 차이에 불과하단다.
그러나 이 알량한 융통성이 우리에게 구제불능 악몽계를 끝장낼 권한을 부여한 셈이고
이것이 무리 없이 가능한 이유는,
네가 지적한 바로 그 부분이 상념 우주에 비하면 - 거의 아무렇지 않을 만큼 - 치명적이지 않아서야.
꿈속의 세상이 멸망해도
그 세상의 주인은 악! 하고 잠에서 깨어 이 세상으로 넘어오면 그만이니까.
어차피 그의 꿈속에서 무슨 조홧속이 설쳐대었는지 그는 알 길이 없고,
태어나 처음 겪어 보는 가공할 악몽이라며 경악하는 걸로 끝나거나, 최악의 경우라 해도
며칠간 심신의 후유증을 거치는 게 고작이란다.
최악의 상황이라 해봤자, 드림바디 강제 해체에 따른 분령 교란으로 생기는 일시적 증상이어서
"정신이 크게 훼손되는" 등의 사태를 걱정할 필요는 없어.
드림바디 기능을 하는 "영혼의 일부"가 영체로의 복귀를 거부하거나 혹은 비상한 연유로 복귀가 여의치 않아
심신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는, 특수한 사고(事故)의 케이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꿈 세상이 부서질 때, "꿈주의 무의식이 창조하는" 껍데기 드림바디는 녹아 없어질지라도,
강제 해체의 충격파는 알맹이 드림바디를 튕겨나가게 하는 추진력으로 작용하여
팽팽하던 고무줄 한쪽을 놓으면 급작스레 복원되듯이 실버 스트링을 복귀시키기에,
이로 인한 약간의 교란은 있을지언정 그 이상의 피해를 꿈주에게 떠넘기지는 않는단다.
하물며 지금은
분령급이 아니라 순수 영에 필적하는 (깨달음으로 향하는 중인) 네가 이곳의 주인공 드림바디 속에 머물고 있는 상황인데,
꿈계를 멸망시킬 능력이 있고 그것이 허용되는 상황이라 한들 누가 감히 여길 한꺼번에 증발시키려 들겠느냐.
흑암의 대마왕인들, 흑 마스터의 최고 수장인들 그리할 수는 없으며 기껏해야
너를 유인하려는 수작이 저들이 구사하려는 전략의 전부이니라.
그러면, 저놈과 말을 섞지도 말고 어찌하면 되겠습니까.
이 문 외에 빠져나갈 다른 통로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제이슨과의 소통은,
강력한 부정 에너지가 드림바디의 아우라로부터 "자각을 위한 상념 포스"를 빼내어 흡수하는 과정이다.
그것이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지는 더 설명 안 해도 알겠지?
자아, 외부의 분탕에 정신을 팔지 말고
이럴 때일수록 내면으로 침잠하여 송과체를 활성화할지어다.
그리하면 영적 투시력이 증강될지니 그것으로 문밖을 보도록 하여라.
각성하고 있는 드림바디의 눈이 이미 영적인 눈 아니던가요?
여기서 무엇을 더 활성화하라는 말씀인지요.
현실계의 육신처럼 꿈계의 드림바디도 4차원적인 내장기관을 소유하고 있느니라.
그리고 이 기관들은 꿈주의 육신 안에 있는 그것들과 정확히 대응하고 있도다.
이곳의 송과체가 활성화된다는 것은,
육신의 3차원 송과체와 합일하여 영육의 조화체로서 꿈과 현실을 아우르는 통일된 기능을 가지게 됨을 의미한다.
그리되면 연쇄 작용이 일어나, 수면 중인 꿈주의 전두엽이 자극되고 이로써
드림바디의 전두엽과 역으로 합일하여, 자각의 진행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게 된단다.
이렇게 하여 떠지는 제3의 시선(視線)은 내면을 향하며, 잠자는 꿈주의 무의식을 헤치고 나아가
드림바디의 희끄무레한 시선과 결합하나니, 비로소
명실상부한 영안을 꿈속에서도 장착하게 되는 것이니라.
무한대의 투시력으로 차원들을 꿰뚫는, 진정한 우주안(眼)을 말이다.
"이론(理論)은 그러함"을 이해하오나,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요?
여기선 이해하는 것으로 충분하도다.
그러니 지체하지 말고 보거라. 문을 주시만 하면 된다.
앗! 보입니다.
영화 속 모습 그대로네요.
하키 마스크를 쓴 거구의 괴물이 양손에 커다란 도끼와 마체테를 나눠 쥐고
저를 아니 이 문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놈은 이미 막사를 거의 초토화 수준으로 헤집어 놓았네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만치 처참합니다.
저 정도면 밖에 있던 사람들도 도저히 무사할 수가 없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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