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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 서사 꿈 1
    Letters to D.J. (지수 외전)/FRIDAY THE 13TH 2023. 12. 3. 11:31

     

     

     

     

     

     

     

     

     

     

     

     

     

     

     

    Another stories of Jisoos in parallel universes : 2. Friday the 13th (원본) (24)

     

     

     

     

     

    한편,

    생(生)의 "어리거나 젊은" 부분이 주(主)가 되는, 서사 꿈계에 들어서면

    그 주기(週期)의 당시 모습으로 즉시 회춘하여 왕년의 삶을 복기하듯 다시 살아보게 되는데,

    처음에는 기적을 체험한 것처럼 감격하지만, 그 시절의 팍팍한 삶과

    (보정을 요하는) 갑갑하고 절망적인 사건들에 끊임없이 치이면서

    이내 모든 격동에 무덤덤해지는 무채색의 안드로이드처럼 행동하게 된다.

    이때,

    회춘에 감격해 한다는 것이 곧, 꿈을 자각한다는 의미와 직결되는 건 아니다.

    자신을 들여다보는 깊은 사유(思惟)의 개입이 아닌

    외계에 대한 즉각적 감정 반응의 결과로써,어려진 자신한테 놀라워할 따름이며

    이마저도 두고두고 음미하는 대신 아이처럼 금방 외부의 사건들로 관심을 돌리기 때문에

    (드림바디이자 동시에 그것의 내면이라 할 수 있는) "꿈주의 영체 일부"가 주도하는 자각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드림바디의 표면적 상념 작용이 자각을 흉내는 내지만 결코 진짜 자각에 접근하지는 못하는데, 이는

    사후(死後)에, 드림바디의 영적 지지대라 할 "생령의 일부분"이 고스트로 대체되어 발생하는

    한계라 보면 된다.

    다시 말해,

    꿈을 자각하기에는 "유혼의 포스"라는 것이 원천적으로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란 얘기다.

     

     

     

     

     

     

     

     

    ※ 이성과 변변한 연애 한 번 못해 보고 결국 독신으로 살아가는 인생을 예로 들어 보자.

     

     

     

     

    이성과의 관계 형성에 있어 무지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세세한 이유들은

    전현(前現)생들을 거치는 과정에서 또 미래계들의 영향력 아래서 무수하게 생성되나, 일단

    그것은 여기서 논점이 아니니 논외로 하고, 청춘기를 지나 서서히 육신에 침투하는 만성 염증들과 궤를 같이하여

    이들 인생 전반에 걸쳐 등장하게 되는 염증꿈들의 양상을 살펴보면, 불특정 다수의 이성과 연애하는 꿈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중에는 청춘기에 인연을 맺지 못하고 연모하기만 한 이성이나

    외모가 빼어난 연예인이 "사랑하는 대상"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그 외 다수의 경우

    현실에선 일면식도 없는 낯선 이성들이 등장하고는 한다.

     

     

     

     

    이때 전후자를 막론하고 연애꿈들에 나오는 "사랑의 상대"들의 드림바디는, 비중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들의 생령 혹은 유혼의 일부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즉, 꿈주의 무의식이

    이들 꿈계 시스템의 (농도의 짙고 옅음을 포함한) "다양한 드림바디 스펙트럼" 가운데

    하나 혹은 복수의 드림바디를 차용하여 자신의 꿈에 도입하는 것이므로, 이들이 백 프로

    꿈에서 가공되었다고 인간이 단언할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전혀 모르는 상대들이 나타나는 후자의 꿈들에서

    우리는 꿈주의 잠재의식이 상상력을 동원하여 그들을 만들어 냈을 뿐이라고 착각하지만, 이들 역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꿈계 시스템으로부터 (또는 모든 고인들의 서사꿈계 시스템으로부터) 그들의 드림바디가

    무의식의 교류를 통해 꿈주의 꿈계로 끄달려오는 결과물인 것이다.

     

     

     

     

    여기서 무의식의 교류라 함은, 비슷한 업식의 작용을 받아 비슷한 내외적 환경과 삶에 처한 인간 군상의 유형 안에서

    염증꿈들의 유사한 전개가 "중첩하여 소용돌이치는"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따라서 이것들의 접합과 융합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예로 한정했을 때, 개개의 의식이 연애나 결혼을 선호하는지 여부와는 별개로

    남녀 간의 맺어짐을 간절히 원하는 (개별성을 초월한) 잠재의식이 아카식 차원에 공통의 망을 형성하기에

    발생하는 꿈의 형태라 볼 수 있겠다. 흔한 말로 유유상종이란 표현이 여기에 어울리겠는데,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 (생령과 고스트의 구분 없이) 이성끼리의 심신 합체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그리하여 본능적인 연애 감정에만 충실한 "클러스터 속 무수한 드림바디들"이 무차별적으로 서로를 끌어당기는

    혼란상의 일환이 되겠다.

     

     

     

     

    환경호르몬, 활성산소 등 생체 유해 물질들의 과다 작용으로 체내 면역 평형이 교란되면 만성 염증 문제가 야기되고

    이는 곧, 노쇠화를 유발 촉진하거나 여러 가지 질환들의 요인이 되어 궁극적으로는 죽음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주범들 중 하나가 만성 염증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심각한 문제를 해소하고자 하는 영육의 무의식적 갈망이 꿈의 발생 기전으로 치환되어

    심층 심리에 내재하는 근본 소망에 부단히 도전하는 파편꿈들을 일관되게 양산하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갖가지 포스를 갖춘 드림바디들이 생령 및 유혼들의 분신으로서 개개의 꿈 스토리에 상보적으로 참여하는 것인데,

    이 사례의 경우 자신과 비슷한 운명적 처지에 놓인 이성들의 염증꿈이나

    끝내 무의식의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한 이성들이 갇히는 서사꿈으로부터

    이들의 드림바디가 유입되어, 단편적 꿈에서나마 공통된 소망을 공유한 이성들끼리 - 현실에서 못한 - 노골적인 사랑을

    시도한다는 데 의의가 있겠다.

     

     

     

     

    현실과 달리 지난한 과정을 생략하고 생면부지의 이성을 바로 만나 두근거리는 연애를 시작한다거나

    더 나아가 그(녀)를 상대로 맥락 없이 과감하게 몸을 섞는다거나 하는 일이, 색정적 염증꿈에서는 황홀하리만치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데, 이것이 파편꿈의 매력이며 매력적인 만큼 소위 몽마로 불리는 강성의 고스트라든가 악령에 준하는 강한 마성의 유혼이 얼마든지 개입할 수 있다는 단점도 가진다. 흑 마스터의 친위대라 할 만한 최강 포스의 마군 급까지는 아니라 해도 이들 정도면 저차원 인간계에 마장을 가하여 무지몽매한 군상에게 공포의 환상을 심어 줄 능력은 충분히 가진다.

    자신들의 영은 - 중음계에까지 쌓여 가는 "유혼의 죄업"으로 말미암아 - 이미 지옥계에 떨어졌을 수도 있는 상태라

    새삼 무서울 게 없는 놈들로서, 강화된 고스트 아우라로부터 본인이 의도하는 드림바디들을 얼마든지 양산하여

    타겟 꿈계로 침투시킬 수 있으며 그리하여 그곳의 악몽화를 꾀할 수가 있다. 나아가, "악성의 이계"랄 수 있는

    본인들의 서사꿈계 그 가변성을 십분 활용하여 홀림의 대상들에 특화된 아(亞)꿈계들 이른바 폴립 꿈계들을 조성할 수

    있는데, 이는 희생자의 영적인 빈틈을 노려 - "백일몽 드림바디"라고도 하는 - 미성숙 드림바디를 홀리거나 납치하기 위한

    미니 이계 역할을 하며, 현실 속에서도 유사 가위를 통한 시공 변형 내지는 시공 중첩의 형태로 불쑥 펼쳐질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워낙에 이만 한 능력의 소유자들이라, 꿈주의 기억 풀장을 (상념 쓰레기장을) 헤집어 지인들의 모습으로 둔갑하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

     

     

    이성과의 관계 형성에 있어 지독한 콤플렉스로 이성에 가까이 가지 못한 인생의

    중후반부 염증꿈들에 "과거의 이성"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진실한 인간적 유대에 실패하고 퇴행적인 본능에만 집착하여

    피상적 쾌락에 몰두하던 시절, 육욕 추구라는 이기적인 목적에 부합하여 (서로 코드가 맞아) 비밀리에 사회의 음지에서

    서로를 게걸스럽게 탐하던 (탐하고 탐해도 "정상적인 교제"에 대한 목마름은 더 심해지기만 하던) 그때의 상대들,

    제대로 끝맺지 못하여 (인연의 개념을 희롱하고 모독하였기에) 들추고 싶지 않은 치부들을 등장시켜

    현실에서의 실패를 보정하려는 무의식의 발로인데, 이때 나타나는 드림바디들은

    세상 어딘가에서 살고 있을 그(녀)들의 꿈계 시스템 속 무수한 드림바디들 중 하나가 꿈주의 잠재된 소망에 응감하여 유입되었거나, 혹은 고인이 된 그(녀)들의 유혼이 꿈주에 대한 원망과 한을 매개로 - 자신들이 갇혀 있는 - 서사꿈 속에서

    본인들의 드림바디를 파견한 케이스이며 후자의 경우, "사망 당시의 어떠한 연유로 원한이 깊어진" 지박령의 상태에서

    그(녀)들을 지향하는 꿈주의 염증꿈들이 트리거가 되어 속박을 풀고

    한 단계 더 증대된 마성으로 꿈주를 집중 공략하는 수도 간혹 있다. 비교적 일찍 세상을 하직하는 원한귀의 경우

    미완의 서사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자신의 원한을 투영할 대상을 찾아 그의 파편꿈들을 차지하고 오염시키기도 하는데

    별도의 퇴마나 천도가 시행되지 않는 한, 꿈주의 염증꿈들에 꼭꼭 숨어 기생하고 있다가 그가 죽으면 그의 유혼과 함께

    그의 완성형 서사꿈 속으로 유입된다고 보면 되겠다. 이렇게 되면 그 순간부터 꿈주의 삶은 여러모로 고달파지게 되며

    세월이 흘러 기가 쇠해질수록 노골적인 빙의가 시작될 수도 있다.

     

     

    반면 제삼의 경우가 있으니, 앞서 설명한 바대로 일반적인 악령들의 무차별한 난입과 준동을 들 수 있겠다.

    꿈주의 무의식을 들쑤시거나 "앞선 두 사례에서처럼 모습을 드러내는" 지인의 분령 및 유령을 흡수하고 자기화하여

    그들로 둔갑함으로써 꿈주를 감쪽같이 속이는, 일개 원한귀와는 에너지 레벨이 다른 "강성의 색정령"이

    생령의 음기를 호시탐탐 노리기 때문에, 이러한 검은 계략에 무지한 드림바디는

    둔갑한 몽마와 거리낌 없이 운우지정을 나누다가 속수무책 당하기가 일쑤인 것이다.

    비교적 특수한 케이스에 해당하기는 하나 심심찮게 발생하는 빈도를 무시할 수는 없으며, 특히

    꿈주를 자칫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치명성을 담보하므로 당사자 개개인은 아무리 주의해도 지나치지 않겠지만,

    이성의 유혹에 전향적인 "색정적 염증꿈"의 광범위한 심리 치료적 중요도를 고려했을 때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나타날 수 있는 이런 국소적 부작용은 간과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이에 대하여는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마땅한 해결책도 아직까지 없는 실정이긴 하다.

    인과율의 그물망으로 작용하도록 4차원의 섭리가 허용한, "확률적 운명"의 장(場)이라고 밖엔..

     

     

     

     

    이들 악령들 역시 생전에 정상적인 남녀 관계를 정립하지 못하는 정신적 문제를 지녔거나 이로 인해 상식의 범위를 벗어난

    파괴적이고 비정상적인 성에 몰두하는 삶을 살다가 인생을 망친 자들로서, 이들의 영이 후회와 반성을 지향하였는지

    여부와는 별개로 유혼은 생전의 업보에 의해 강화된 부정적 사념에만 집착하고 그 결과, 살아있는 자들의 이러한 색정꿈을 집중적으로 노리든가 아니면 자신들의 서사꿈을 확장한 욕정의 덫에 먹잇감의 드림바디를 끌어들이든가 하는 식의 죄업을 사후에도 계속 연장하게 된다. 이런 방식들은 공히 악성 가위나 귀접을 유도하여 생령을 괴롭히기에 무속의 분야에서는

    종종 영혼결혼식을 시도하여 인간계를 향한 이들의 사특한 영향력을 누그러뜨리려 하지만, 이는

    가련한 영혼을 달래는 의식이라기보단 - 영과 분리되어 - 습에 고착하는 길로 접어든 유혼의 습성을 강화해 줄 따름이다.

    특히 당사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당사자의 의지라 하더라도) 생령과 유혼을 이어 주는 결혼 의식의 경우

    산 자의 입장에서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며, 이를 대놓고 (혹은 은밀하게) 진행하고자 하는 무속인이 있다면

    그 저의를 의심해 볼 수 있겠다.

     

     

     

     

    한편, 끼어드는 마의 유혹을 포함하여 연애꿈이나 색정꿈 등에 여타 일반인들보다 주기적으로 자주 노출될 수밖에 없는

    ("이성과의 어울림" 사각지대에 놓여 온) 인생들은, 서사꿈을 축조하고 준비해 가는 과정상에서도

    이러한 꿈 패턴의 지대한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서사꿈의 제작 과정은, 복잡한 변수들의 개입을 허용하므로

    여러 종류의 파편꿈들이 그 일관성과 중요도에 따라 결합의 강도를 달리하며 서사꿈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복합 꿈계의 양상으로 진행된다. 고로 서사꿈계의 전반적 형태는 제작 최종 단계에 가서야 확정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케이스에 있어서는, 남녀상열지사의 꿈들이

    다른 중요 인생꿈들과 더불어 무시할 수 없는 염증꿈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기에

    확률적으로 이런 류의 꿈 스토리가 우위를 점하고 서사꿈계의 인생관으로 굳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사후, 미리 마련된 서사꿈 속으로 안착하여 영원한 새 삶을 시작할 때

    부정한 습의 그림자나 음험한 사념의 난동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한 정분을 추구하며 백년해로의 가치를 지켜 나아간다면

    참으로 다행이겠으나 문제는, 당위와 도덕으로서의 바람직한 가치관들이 의식으로 작용할 여지가 그래도 남아 있는

    영이 아니라 생전의 본능과 탐심에 끄달리도록 설계된 중음계 유령이 4차원 섭리 차원에서

    서사꿈의 꿈주이자 드림바디로 내정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고스트의 약점과 한계가 이처럼 명확한 상태에서

    서사꿈이 천국으로 안정화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만큼 어렵다. 끼리끼리 어울리고 뭉치기를 선호하는

    유혼의 특성상 이들의 서사꿈은, 난잡하고 문란한 "생령의 드림바디"와

    색정에 찌든 음탕귀들의 무분별한 난입으로, 언제나 부정 에너지와 사념의 폭풍이 끊이지 않는

    음침한 회색의 연옥이 될 확률이 농후하다. 한마디로 - 영원성의 보장 속에서도 - 결국에 가서는 소돔과 고모라처럼

    변질되기 십상이란 뜻인데 이 또한 고스트란 존재의 한계 때문이며, 이들 서사꿈의 주인들은

    이러한 아수라적 혼란상에 적응하여 마성의 진화를 거듭하거나 (그리하여 중음계의 악령급 포스를 획득하거나)

    견디지도 못할 번민과 고뇌에 휩싸여 음기를 서서히 잃고 약육강식의 희생자가 되어

    자신보다 센 악귀의 기에 흡수되거나, 이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운명처럼 다가갈 수밖에 없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기적보다 더한 예외들을 제외하고는..

     

     

     

     

     

     

     

    그런 측면에서

    저 할아버지가 얼마나 드문 케이스이란 말이며, 또 얼마나 어렵고 대단한 업적을 그가 이뤄낸 것이더란 말이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도다.

     

    여하튼 각설하고,

    고스트에 불과한 존재가 최대한 이승의 삶을 모방하고자 해도 디테일로 눈길을 돌리기만 하면

    흐릿하고 유동적이고 두루뭉술한 것이 한없는 답답함과 갑갑증을 유발하기에, 결국은

    서사꿈의 큰 기획인 "줄기 사건"에만 매진하여 그것에 고착하고 만단다.

    일상의 생활을 아무렇지 않게 영위하려고 해도 마음만 굴뚝같을 뿐,

    미해결 된 소망에 대한 아쉬움, 그를 조종하던 강력한 습과 그것으로 인한 인간적 약점, 그리고

    후회, 미련, 죄책감, 미움, 시기, 원망, 탐욕 등의 (업을 쌓아가며 그를 지배하던) 사념들이 다각도에서 입체적으로 몰려와

    사소한 "삶의 단편"들에 덕지덕지 달라붙어 버리니, 평범하려던 생활의 속도는 대책 없이 느려지고

    가뜩이나 상념 덩어리들이 덮쳐 무거워질 대로 무거워진 "일상의 소소함"이

    도저히 일상적일 수 없는 음습한 사건들의 (반복되는) 간섭으로 축 늘어지기 일쑤여서,

    ​서사꿈 속에서는 이승을 흉내 내어 한 발짝이라도 뗀다는 게 여간 힘겹지 않다는 걸 그는 사무치게 받아들일밖에.

    작고 볼품없어 금세 이룰 수 있는 일상적 희망 사항 한 가지도

    크고 복잡한 (그래서 쉽게 이루기 힘든) 복수(複數)의 바람들로 자꾸만 부풀려져

    그를 점점 좌절하고 낙담하게 만든다고나 할까.

     

     

    가령 평생 변태적인 성애에 집착하던 인생이 생을 마감할 경우

    그 성향이 농축되어 악령화 양상으로 발전(?)하는 "소수의 지독한 업보"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맞춤형 서사꿈 안에서 영원이라는 고통을 맛보는 것으로 "유혼이 감내할 형벌"을 대신할 터인데

    ​이 역시, 노골적으로 달려드는 끝없는 육욕의 쾌락에 환멸을 느끼고 소박한 일상으로 돌아가 평범한 삶을 향유하고자 해도

    이를테면 마트에서 장을 본다든가 관공서 같은 곳에서 관련 업무를 본다든가 하는 사사로운 장면에서

    모든 게 에로틱한 버전으로 자신도 모르는 새 바뀜으로써

    ​(그를 대면하는 모든 이들이 잘 가다가 어느 순간 돌변하여 그의 성향에 호응하는 발칙한 일탈을 갑자기 보임으로써)

    그는 또 하릴없는 반복의 구렁텅이에 속절없이 빠져들게 되는 것이니라.

    즉, (유배지와도 같은) 유혼의 서사꿈 세상은

    영원히 깰 수 없는 드림바디의 정기(精氣)를 속속들이 뽑아내고 남김없이 소진케 하는 데 특화되어 있어

    하다못해 숨만 쉬어도 음란한 몽마들이 그를 향해 꼬이게 되어 있단다.

     

    상황이 이럴진대, 기실 서사꿈이란 것이

    의식이 깨어 있어 종합적인 판단이 가능한 인간 꿈주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발톱을 감추고 "그를 유혹하는 이상향"인 척하다가, 죽은

    생전의 본능과 감각에만 집착하는 (그런 쪽으로만 경도되어 사고력이 마비된) 반푼이 같은

    "그의 유혼"을 완전히 포획한 다음부턴 본색을 드러내어 지옥의 맛을 톡톡히 보여 주고 있는 셈이지.

    ​전(全) 인생에 걸쳐 "개개인의 인과응보가 구현될 틀"을 천천히 구축하고 있다가

    필요한 시점에 완공하고 타이밍 맞춰 활용하려고, 인과율의 대(大) 섭리가 마련한

    획기적인 장치로서 서사꿈이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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