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15. 안티 인디고 2
    Letters to D.J. (지수 외전)/SUPERMAN 2022. 10. 17. 16:05

     

     

     

     

     

     

    Another stories of Jisoos in parallel universes : 1. Superman (원본) (15)

     

     

     

     

     

     

     

     

     

     

     

     

     

     

    얘는 대관절 정체가 뭐야. 악성 외계인의 끄나풀? 여기도 그놈의 지겨운 4차원 마스터가 간섭하는 시공이고? 이런 위험천만한 사실을 내 분신은 까맣게 모르고 있단 얘기지? 그리고 또 뭐? 곧 있으면 얘들을 쫓던 비밀 요원들이 여기로 들이닥칠 거라고? 설상가상일세.

    답답하다. 운송자들의 허락이 없는 한 나는 이들의 일에 관여해서는 안 되고 관여할 수도 없으니..

    저 청년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픈 마음 간절한데..

    불길한 예감은 또 여지없이 찾아오는군. 저 친구도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이번에 잡히면 정말로 무사하지 못할 것 같아.

    수수하고 평범한 여대생이었구만 어쩌다 이곳 세상에선 악녀가 되었을까. 들어보니 안티 인디고란 존재, 외계인의 유전자가 주입된 거의 복제 휴머노이드급 같던데, 외모는 누가 봐도 단아한 한국 여자란 말이지. 전형적인 인간의 모습 외에는 어떠한 이질감도 없어 보여.

     

    (물론 이들 침략자들도 인간형 외계인들이라면 괴상망측한 생명체가 주는 극도의 위화감을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또 모르지. 동물형을 넘어 곤충형이나 그 이상의 징그러운 외형을 고도의 기술로 감추고 있다면..

    이들을 직접 목격할 기회가 있을진 모르겠으나, 그 정도까진 아니고 적잖이 상이하더라도 대체로 인간형의 범주를 벗어나진 않았을 듯. 그렇지 않다면 실험의 부작용은 외형적인 것까지 더하여 훨씬 끔찍한 형태로 전개되었을 테니까.)

     

    저런 완벽한 작품을 창조하려고 인간을 대상으로 온갖 사악한 실험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저질러 온 모양이군. 그 부작용으로 정신 파탄자 쓰레기들을 양산해 놓고는 이제 와서 치부를 가리기 위해 그것들을 무자비하게 처단한다고? 그 많은 선한 외계 집단 놔두고 하필 어디 이런 그지 같은 것들이..

     

     

    한반도 전역을 집어삼키고 직접 통치한다 하였으니 제3자에 의한 강제 통일인 셈인가. 첫 번째 시공과도 겹치는 부분이 꽤나 있는 것 같네. 역사 진행 과정에 비슷한 면들이 많아. 두 시공은 형제 우주처럼 붙어 있을 가능성이 농후해. 유사한 사건계, 환상계들끼리는 버블을 이루며 최대한 밀착해 있는지도 몰라.

    가까운 데라서 그나마 빨리 온 건가. 아무런 공통점이 없이 독자적이어서 도저히 연상이 불가능한 지독스런 환상계였다면, 상념 속도로 이동한다 해도 웜홀 통과에 시간이 꽤 걸렸으려나.

    동일하다면 두 시공으로 분기할 리 없고, 작은 차이에서 파생되는 나비효과를 무시해선 안 되겠지만, 혹여 그쪽을 침공한 외계 세력과 이곳의 세력이 같다고 한다면, 꼭두각시로 세워 놓은 괴뢰국과 그 지도자를 미련 없이 제거해 버렸단 이야긴데..

    전두환이고 김일성이고 우리 역사에서 골치 아픈 존재들이 치워져 버렸으니 한편으론 시원하면서도, 기껏 통일 돼서 악당 행성의 식민지 국가로 전락하였다는 게 너무 암울하긴 하네.

    북이니 남이니 하는 구분이 지도 상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린 한반도라면 우리 민족이 그렇게 바라던 통일 조국이란 얘긴데, 이런 식이면 기뻐할 수가 없겠어. 씁쓸하구만..

     

     

     

    모르긴 해도 주변국들과 다른 여러 나라들까지 외계 카르텔의 헤게모니에 따라 강제 재편되었으리라. 아무리 기존의 강대국이라도 은하계 고도 문명들 앞에서 주제도 모르고 날뛸 수는 없었을 테니.

    한 마디로 이 시공은, 고만고만한 천상 그룹들의 패권이 난무하는 뉴 에이지적 누아르 행성이자 검은 르네상스가 창궐하는 우주의 요충지로서 지구가 한창 부각되고 있는, "흑 환상계", 세미 마계가 아닐는지.

    흑암의 섭리에 따라 (초우주의 프리메이슨) 상위 4차원 마스터가 신으로 군림하는 카오스적 시공.

    빛의 존재가 활발하게 저항할 수 있고 고로 열반계로의 진입 확률이 오히려 높은, 변증법적 아이러니가 활성화하는 잠재적 신성계. 그리하여, 해탈의 오메가에 이르려고 하는 대우주의 빛에너지체들이 득도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몰려드는, 각성 플랫폼 시공이리라.

    그러나, 감히 해탈을 꿈꾸는 나 정도의 하찮은 영혼들에게는 너무도 치명적인 트랩들이 곳곳에 깔려 있는, 야만적 꿈계와 같은 우주.

    그러기에 하위 마스터들이 안심하고 나를 여기로 밀어 넣었겠지.

    그것이 저들의 패착이 되게 하려면 나는 이곳에서 기를 쓰고 영혼의 오염을 막아야 한다. 이곳의 극단적 상념 회오리에 휘말리거나 오염된 상념 비수에 긁히기라도 하는 날엔 저들이 제공하는 웜홀과 도킹할 수 없게 돼. 그리고 이곳의 영계에 영원히 갇히는 신세가 되겠지. 그러면 저들은 손 안 대고 코 푸는 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고.

    으으, 분노가 치밀어 오르네. 워워, 감정 기복의 롤러코스터는 저들이 원하는 바. 진정하고 좀 더 사태를 관망해 보자.

     

     

    (오, 나의 상념 전개가 제법인걸. 마스터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결론에 도달하다니! 셀프 의식 확장이 이런 거로구나. 우주를 넘나드는 스케일의 여정이 나를 이리 변하게 하는구나 아직 초입일 뿐인데.

    마스터들 슬슬 배알이 꼴리겠네. 괜한 짓 하나 싶어 전략 수정하는 건 아니겠지. 이제 좀 적응이 되어가는 판국에 혹시나 빈정 상한 저들이 이것과는 비교도 안 될 처절한 좆뺑이를 준비한다면 난 정말 견뎌낼 자신이 없걸랑.

    그러지 못하도록 적당히 비위를 맞춰주긴 해야겠는데, 내 성격이 워낙 무뚝뚝하고 낯간지러운 걸 싫어해서 말이지.)

     

     

    저 귀엽살스런 아가씨의 몸속에 꿈틀대고 있을 외계 유전자는 오로지 정신적 측면으로만 발현되는 것인가. 그녀의 지성과 오감 그리고 그녀가 언급한 예정된 초능력이라는 것 등이 내적 특징으로서 외계인 혼종의 정체성을 입증하게 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본인이 자부심을 한껏 가지는 안티 인디고의 존재감을 십분 발휘하여 당장의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는지,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겠군. 적이긴 하나, 지금 당장은 지수보다 더 위험에 빠져 있는 게 그녀인 것도 틀린 이야기는 아니니.

     

     

    나 비록 정의의 사도는 아닐지라도 젊은 여인이 이렇듯 내가 보는 앞에서 능욕을 당하고 있다면 가만히 보고만 있진 않으리....

    라고 난 떳떳이 얘기할 수 있을까. 내가 얼마나 비겁한 겁쟁이인데.

    용기를 써야 할 때는 쓰지 못하면서, 아무도 원하지 않는 불필요한 만용은 또 곧잘 행사하는 이율배반적인 나인데..

    이럴 땐 빙의가 차단되어 직접 도울 수 없는 것이 차라리 잘된 일인지 모르겠다. 설령 정연이의 몸으로 내가 싸울 수 있다 한들 여자의 완력이 건장한 사내를 물리치기에는 역부족일 터이니, 소심하고 우유부단함이 특기인 나는 상당 시간을 갈등으로 허송하였으리라. 그렇게 난 깨달음과 멀어져 갔으리라.

     

     

    앗 내가 저들에게 힌트를 주고 있군. 옳거니 하고 지난번처럼 잠시 능력을 줘 보시지 그래. 그때는 테스트였나. 좋아 그럼 이번에도 잘 할 테야. 난 점점 각성 중이니까. 해탈 지망생의 자존심을 걸고 기존의 나약한 나를 극복해야지. 이를 악물고 용기를 내 볼 거야.

    이것 봐. 이리 되면 이게, 더는 팁이 아니라니까.

    내가 이럴까 봐, 저들은 그리하려고 움찔하였다가도 가만히 있는 걸 거야.

    수 싸움 오지고요.

     

     

    정연이가 저 변태 사이코 놈의 얼굴을 확인하려는 의도는 심정적으로 이해가 가지만 솔직히 너무 위험하고 무모한 행동이기는 해.

    저렇게 얼어붙어 가지고 무슨 시도를 해보겠다는 것인지..

     

    나는 자유롭게 모든 방향을 볼 수 있으니 내가 본 것을 얘의 뇌리에 각인시켜 주고 싶다. 그렇게 해서라도 위험 부담을 줄여주고 싶은데 애석하게도 이 또한 가능하지가 않네.

    일단은, 궁금하니까 나부터 먼저 저 징한 놈 상판대기를 훑어야겠어. 어디 보자..

     

     

     



     

     

     

    'Letters to D.J. (지수 외전) > SUPERM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17. 맨 인 블랙  (0) 2022.10.19
    16. 혼종  (0) 2022.10.18
    14. 안티 인디고 1  (0) 2022.10.17
    13. 또 다른 세상 속으로  (1) 2022.10.14
    12. 러브크래프트  (0) 2022.10.14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