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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 공상만 너마저
    지수 이야기/이상한 사춘기 2023. 1. 26. 02:58

     

     

     

     

     

     

     

     

     

     

     

     

     

     

     

     

     

     

    점심시간이면 밥을 먹자마자 운동장으로 나가 열심히 공을 차던 그가

    (덕분에 점심시간만은 그로부터 해방되어 피폐한 몸과 마음을 추스르며 불안한 안식이나마 취할 수 있었는데..)

    그날은 밖에 나갈 생각을 않고, 책상 위에 엎드려 쉬고 있는 지수 쪽으로 다가가 옆자리에 앉았다.

     

     

     

     


    미스 나, 자니? 미스 나아.. 자??

     

     

     

     


    징그럽게 밀착해오는 철용에게 일일이 반응하는 것이 두려워, 지수는 자는 척하고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때 그의 투박한 손이 아랫도리로 들어와 중요 부위에서 멎었다.


    흠칫 놀라 몸을 크게 뒤척였으나, 그의 손이 바지를 힘주어 움켜잡는 바람에

    급습하는 저릿한 통증과 난감함으로 숨소리조차 굳어 버리는 긴장감이 이내 지수를 사로잡고 말았다.


    다행히 더 큰 고통을 줄 의도는 없는지, 철용이의 손가락 서너 개가

    그의 얇은 하복 바지 위에서 - "대추알"을 건드리며 - 리드미컬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남자로서의  최후까지 남은 자존심이 허물어짐과 동시에, 막다른 골목에 몰린 "미스 나"의 색정적 자기애가

    굴욕감마저 마비시키면서 잠재의식을 뚫고 나왔다.


    고양이의 앙칼진 희롱으로 갈 때까지 간 (탈진 상태의) 생쥐가 놈의 앞발에 눌려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는 것처럼,

    지수는 극도의 불쾌감에 짓눌려

    죽음의 속도로 몰려오는 (새로운 차원의) "감각의 지평"을 기다리고 있다.

     

     

     

     

     


    소문이 사실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미스 나"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철용은,

    자신이 만끽하는 설익은 쾌감을 순진한 그에게도 맛 보이려고,

    잠만 자는 "지수의 유년기 남성"을 열심히 흔들어 깨우는 중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그의 손장난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몸이, 의지와는 별개로 이상한 반응을 나타내기 시작하였다.

     

    머리끝이 쭈뼛쭈뼛 서는 기분에 휩싸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공중으로 떠오르는 느낌이 들면서

    갑자기 오줌이 마려워지는 것 아닌가.


    대추알은 철용이가 다섯 손가락을 다 이용해야 할 만큼 이미 커져 있어,
    교육(?)의 가시적 성과가 임박해 옴을 직감하고 지수보다 더 흥분한

    그의 마음을 흡족게 하였다.

     

     

     

     


    마렵냐?

     

     

     

     


    `분명 뭔가 심하게 마려워오는 것은 같은데, 아득하게 다가오는 (뼈가 녹아내릴 것 같은) 이 저릿저릿한 기분은

    대체 무어란 말인가.

     

    오줌이 마려울 때의 느낌이 정말 이러한 것이었나?
    오줌이 이런 식으로 마렵기는 처음인 걸.

     

     

    가만.. 그러고 보니 기억나는 것도 같아.
    지난번 수학 시험 때였지 아마..

     

    시험시간은 오 분도 채 안 남았는데 풀어야 할 문제는 어렵고 복잡한 놈으로만 대여섯 개나 남아 버린,

    아주 급박한 순간이었어.


    시간은 자꾸 흐르는데 문제는 제대로 풀리지 않아 너무 초조하고 불안하여 어찌할 바 모르고 발만 동동 구를 때,

    바로 이런 기분이었어.

    그래, 그때도 이런 식으로 오줌이 마려웠던 것 같다.

     


    아, 그리고 또 있구나.

    선생님한테 단체기합 받을 때인가?


    한 사람 앞에 다섯 대씩 "붉은 마귀"가 엉덩이들을 후려칠 때, 엉덩이에 착착 달라붙는 그 소름 끼치는 소리를 들으면서

    점점 가까워지는 내 차례를 엎드린 채로 무기력하게 기다리여야만 했던 순간에도,

    이렇게 오줌 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었지.

     


    그런데 참 이상해.

    그때랑 지금은 분명히 다른 상황인데, 어째서 비슷한 느낌이 생기는 걸까.


    녀석이 기분 나쁘게 만져대는데도 거부감은 사라져 가고 (거부하고 싶다고 거부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지만)

    자꾸 짜릿하게만 느껴지는, 이 느낌은 무엇일까.'

     

     

     

     


    이대로 가만히 있다간 정말 바지에 오줌이라도 지릴 것 같아, 지수는 모기소리 만한 음성으로 철용에게 사정하였다.

     

     

     


    이제 그만해. 화장실 갔다 와야겠어.

     

     

     


    이 말을 듣자 더욱 신이 나는지 철용은 입가에 느끼한 미소까지 머금고, 그의 부탁은 묵살하면서,

    꿈틀거리는 어른(?)을 민첩한 손놀림으로 활발하게 단련하는 일에만 여념이 없었다.

     

     


    오줌(?)이 막 나오려는 순간, 놀란 지수가 본능적으로 그의 손을 뿌리쳤으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그는 비로소 손을 빼내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지수의 다음 반응을 유심히 관찰한다.)

    때는 이미 늦어, 콸콸 쏟아져 나오는 "수돗물"로 팬티는 젖어오고 있었다.

     
    눈앞이 캄캄해지다가 다시 하얗게 변하면서,

    아랫도리가 뻑지근하니 분리되어 떨어져 내리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어때, 기분 끝내주쟈?

    내가 종종 해줄 테니까, 꼴리면 언제든 불러라?!

     

     

     

     


    `뭔가 나온 것 같긴 한데, 오줌 같진 않은 것이..

    많이 싼 것 같지도 않고..


    기분은 또 왜 이렇게 대책도 없이 찝찝해지는 걸까..'

     

     

     

     


    팬티 속이 아무래도 궁금한 지수가 어기적거리며 뒤늦게 화장실로 향하였다.

     

     

     

     


    그날,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의 거추장스러운 물건이 만들어낸 허옇고 끈적이는 분비물을 보게 된 지수.

    적지 않은 충격으로 이틀간 끼니를 거르고 몸살까지 앓게 된다.


    그날 이후로도 철용은 (그 짓에 재미 붙였는지) 틈만 나면 그의 하체를 희롱하려 들었다.

     

     


    무엇보다 팬티를 더럽히는 것이 불결하게 여겨져 싫었던 지수는,

    다른 장난 때 무기력하게 당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목숨까지 걸고 결사항전했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으나

    일단 철용의 손이 그를 장악하고 나면, 처음에는 고통으로 나중에는 혐오스러운 쾌감으로

    꼼짝 못 하고 결박당하는 것 외엔 다른 방도가 없었다.

     

     


    이런 모습을 여러 차례 목격할 수 있었던 아이들은,

    자기들이 멋대로 퍼뜨린 (신빙성 없는) 소문의 실체가 드러나기라도 한 듯 의기양양해하면서도,

    지수의 불가항력을 인정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지수에게 인간적인 호감을 가지고, 반에서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고 지낼 수 있는 친구로 여태껏 남아 준 공상만.

     

    철용의 이처럼 망측하고 추잡한 행동을 엎드린 채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는 지수를

    그 역시 목격할 수밖에 없었다.

     


    안하무인 천방지축의 난폭자에게 찍혀 그의 밥이 되어 버린 지수가 한없이 불쌍하여,

    빠져나오기 힘든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그를 위해 여러 번 구원의 손길을 뻗은 바 있고,
    얼마 전엔 - 순하기가 소와 같은 성정임에도 - 철용이와 주먹다짐까지 해 가면서 (타고 난 싸움꾼 철용에겐 제법 한 덩치 하는 상만이도 상대가 되지 않음. 결국, 상만의 앞니가 부러지는 유혈사태로 발전했고 이것이 담임에게 발각되어 두 사람은 근신 일주일의 처벌을 받게 됨.) 지수를 두둔하는데 외롭게 앞장선 그였으나,
    그리고 - 바위에 계란 치는 격이었지만 - "지수 나름대로 힘겹게 항거하는" 장면도 외면하지 않고 지켜보았기에

    그의 어쩔 수 없는 입장을 백분 이해해 주는 상만이었으나,
    "철용의 손장난이 꽤 부드러워진" 추행의 말미에는 그의 손 이외에 지수를 강제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비교적 자유로워진 운신을 활용하여 난처한 상황에서 빠져나오려는 시도는 않고

    마치 그 짓을 속으로는 즐기고 있으나 겉으로만 싫어하는 척 내숭 떠는 아이처럼

    얼굴에는 홍조 띤 만족감마저 살짝 비치고 있는

    장면을 우연히 포착하게 되자,

    그로서도 일종의 배신감 같은 것이 뒤통수를 강하게 후려치는 듯한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순진한 상만이 또한

    나이에 걸맞지 않게 (개인 사정으로 남들보다 늦게 입학한 탓에 이 아이의 나이는 만 15세임.) 자위를 아직 시작하지 않은 관계로, 지수의 복잡 미묘한 심경을 넉넉하게 헤아릴 수는 없었으리라.

     

    상황이 이러하니, 그가 지수를 오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짓궂은 녀석들에게 당하기만 하는 바보 같은 지수가 불쌍하여

    웬만한 일이면 그의 보디가드가 되어주리라 작심했던 상만이었다.


    지수에게 있어 그는 불안한 심리를 안정시켜 주는 진정제와 같은 친구였으며,

    든든한 방패막이이자 언제든 기댈 수 있는 푸근한 언덕과도 같은 벗이었다.


    지수는 그런 그에게 맛난 음식도 많이 사주고 여러 가지 마음에 들만한 선물도 아낌없이 주는 등

    고마움을 표시하는 데 인색하지 않았으며,

    본인의 궁전 같은 집으로 초대하는 유일한 친구의 자격을 부여하여

    시간 나는 대로 놀이동산이나 다름없는 화려한 쉼터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에 굶주린 지수의 심리를 약삭빠르게 간파하여 그의 곁에서 알랑거리며

    떨어지는 콩고물이라도 주워 먹어 보겠다고 덤벼드는 녀석들이 없진 않았으나,

    그들은 불순한 의도로 접근한 놈들 답게

    지수가 베푸는 인심의 강도(强度)에 따라 친한 척하는 호들갑의 수준을 맞추기 시작하였고, 그나마

    다른 간신배들과 비교하여 자기에게 돌아오는 떡고물이 상대적으로 미약할 경우에는

    결정적인 도움의 순간에 안면몰수하기가 다반사였다.

    (그렇더라도 친한 체하는 위선의 가느다란 끈은 가급적 놓지 않았는데,

    허울뿐인 친분을 적당히 유지하기만 해도 보험인 양 그들에게 던져지는 쏠쏠한 혜택의 유혹을 참을 수가 없어서였다.)

     

     


    하지만, 순수한 마음의 소유자였던 상만이는

    지수가 진심으로 보이는 호의를 마다한 적 없으되 결코 그가 베푸는 것 이상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부르지 않아도 필요할 때면 항상 그의 뒤에서 버팀목이 되어 주는 일관된 성실함으로

    변함없는 우정을 입증하였다.

     

    그렇게 충직하던 그가,

    지수에겐 최후의 보루나 마찬가지였던 소중한 그가,
    그간 알고 지내던 지수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실망스러운 장면을 목격하고 순박한 심성에 크나큰 타격을 받은 나머지,

    "가시덩굴 속에서 길 잃은" 고독한 소년에게 지금껏 제공해 오던 꿈결 같은 안식을

    서둘러 걷어 버리려 하고 있다.

     


    그전처럼 정겹게 말을 붙이지도 않고 눈도 마주치려고 하지 않는 상만에게

    불가피한 상황이었음을 강변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그와의 관계 회복을 애원해 보았지만,

    한번 지펴진 오해의 불꽃은 쉽게 꺼지려 하지 않았다.

     

     

     

     

     

     


    여느 때와 같은 사악한 손장난이 지수의 몸과 마음으로부터 지겹도록 정기를 갈취하던

    어느 쉬는 시간.


    상만이의 따스했던 마음을 얼음장같이 얼려 버린 철용의 파렴치한 장난에

    처음으로, 두려움에 오염되지 않은 선명한 분노를 차려입은 지수는,

    (약간 과장해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무릅쓰고 그의 어깨를 힘껏 밀쳐내었다.


    "타위(?) 행위"에 알딸딸 취하여 전신에 힘이 빠진 상태였는지라,

    철용은 육중한 몸을 가누지 못하고 뒤로 넘어가 교실 바닥에 벌렁 드러눕고 말았다.

     


    시끄럽던 교실은 일순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지고, 그 틈을 타 살벌함이 꾸역꾸역 비집고 들어왔다.

     

    아이들 보는 앞에서 스타일 구긴 그의 얼굴에 핏기가 사라지자,

    (갑자기 머리가 돌 만큼 열받게 되면 그는 특이하게 낯빛이 하얘지고 눈가에 싸늘한 미소가 감돈다.)

    두 사람을 지켜보던 애들은 뒤이어 벌어질 큰 사고를 걱정 반 기대 반으로 기다리며,

    놀라서 멈춘 동작의 연결을 잠시 유보하였다.

     


    천길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꿈보다 훨씬 더 끔찍한 현실이

    첨예한 송곳의 형상으로 쏜살같이 날아와 지수의 목을 뚫으려는,

    절체절명의 찰나였다.


    두 주먹을 움켜쥐고 노려보며 다가오는 철용의 툭 튀어나온 눈알에서

    붉은 실핏줄이 미끄러져나와 목을 칭칭 감아 조르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둘 간의 거리가 좁혀지자

    창문에 등을 기댄 채 더 물러설 곳 없이 궁지에 몰린 지수는

    아랫도리가 대책 없이 가려워오는 (이제는 익숙한) 생생한 체험을 또다시 겪어야만 했다.

     

     


    (이번에도 약간의 과장을 보태어) 어린아이의 머리통만한 주먹이 서서히 움직이며

    그의 안면을 향해 조준되고 있다.

     

     

     


    오냐오냐 해 주니까 이게 뵈는 게 없나..

    안경 벗어!!

     

     

     


    화가 꼭대기까지 치밀어 오른 철용의 고함은, 그 자체로

    "농축된 공포의 손가락들"이 되어, 지수의 아랫도리를 심하게 간지럼 태우기 시작하였다.


    죽음이 겁주는 포기의 순간,

    (아직 정식으로 맞아본 적 없는 "그의 악명 높은 한 방"은, 어린 지수에게 죽음을 의미하고도 남으며,

    이번엔 과장이 아니다.)

    천박한 피학적 쾌감이 등골을 타고 송충이처럼 스멀스멀 기어올랐다.

     

     

     


    미스 나!! 이빨 물어!!!

     

     

     


    안경을 벗자마자 눈앞이 노랗게 변하였고, 바지 속에선 "철용이 길들여 놓은 무언가"가 몇 차례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이번에야말로 오줌을 지려야 할 타이밍인 듯한데,

    미처 커지지도 않은 물건으로부터 정작 - 폭포수 쏟아지듯 - 흘러나온 것은, 지수가 짐작하던 대로였다.

     

    활달하게 움직여야 할 수억 분신들조차 겁에 질려, 미리 기절한 채로 튀어나온 것들이 태반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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