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5. 투누탄의 변(辯) 1
    판타지 속의 판타지 1 : 카파마리올 (판타지) 2024. 8. 2. 11:29

     

     

     

     

     

     

     

     

     

     

     



     

     

     

     

    과학 엘리트 집단이 다스리는 인간들과 "하이브리드 연합의 반란 세력" 간에 벌어진 몇 차례 큰 전쟁을 치르면서

    인간과 휴머노이드는 멸망하여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반란 연맹 수뇌부가 야심 차게 추진한 인간 살상 프로젝트의

    가장 성공적인 결과물 덕분이었지. 자체 진화 생화학 무기 체계인 바이오 코드 "1 마이너스"가

    치명도를 극한치까지 기록하며 아주 효과적으로 항성의 인간들을 쓸어 버린 거야.


    하이브리드들은 휴머노이드에게도 자비를 베풀지 않았어.
    단지 인간을 흉내 내는 "인간의 발명품"이란 이유로,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 편에 서서 인간을 도왔다는

    용서(?) 받지 못할 이유 때문에 그들 또한 - 효용 가치를 떠나 - 최후의 한 대까지 제거되었지.

     

     


    인간으로부터 항성을 탈취한 반란연합은 자기들끼리 다시 사분오열되어 자중지란을 지루하게 반복하였다.
    그러다가, 파충류 하이브리드 집단이 결국 내전에서 최종 승리를 거두고 쿠메이린의 마지막 남은 주인이 된다.

     

    그런데, 그들의 난폭한 성정에 대한 하늘의 징벌인지

    피에 도취한 그들이 최종 지배자의 기쁨을 미처 발산하기도 전에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가 항성 전체를 쑥밭으로 만들고 말았어. 정확히 규명된 것은 아니나 아마, 승리를 위한 결정타로 획책한 1 마이너스 프로젝트를 본인들도 완벽히 통제하는 데

    실패한 결과이리라.
    지겨운 전쟁 끝에 병마까지 급습하여 쿠메이린은 거의 폐허가 되었을 뿐 아니라

    생존한 하이브리드의 심신도 형용할 수 없을 만큼 피폐해졌지.


    뒤늦게 정신 차린 그들은 천분의 일로 감소한 인구를 추슬러 평화를 정착하는 데만 매진하였고, 대대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쿠메이린도 비극으로 얼룩진 과거를 청산하고 점차 평화의 별이 되어갔다.
    세월이 흐르고 대를 거듭할수록 조상들의 악성 기질은 희석되었고, 반면

    영적 성장을 가능케 하는 쪽으로 유전 인자의 진화가 촉진되었어.

     

     


    과학의 발달과 영적 부흥을 병행하여 물질과 정신의 이상적 조화를 추구하는 영성 공화국으로 기반이 다져질 무렵

    전혀 예기치 못한 먹구름이 쿠메이린을 뒤덮기 시작했다.


    신성한 별로 변모해 가는 쿠메이린을 에프엠 마스터들은 탐탁지 않게 여겼고, 급기야

    슈룻소 성단의 사악한 해적들을 사주하여 더욱 강렬해진 "쿠메이린의 비극"을 기획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에프엠 마스터를 숭배하는 침입자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줄 꿈에도 짐작하지 못한 조상들은

    확고한 대책 마련의 틈도 없이 기습을 당해야 했어. 그러나 문제는, 설령 예상을 하고 대비한들

    한 수 위의 전력(戰力)을 지닌 그들과 맞서기엔 사실상 우리가 여러 면에서 많이 달린다는 점이었지.

     

     


    기계인간인 해적들은 고등 생명체가 만든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어둠의 시공에서

    원시 에프엠의 사념 소용돌이로부터 자생되어 나온 "상념 물질화" 산물이야.
    한 마디로 악의 화신인 에프엠 마스터의 저급 버전이랄까..

    태생적으로 에프엠 섭리를 따를 수밖에 없는, 에프엠 군단의 첨병이자 졸개들이다.


    이들의 정체는, 신선한 영혼을 찾아 우주를 떠도는 악명 높은 "영혼 사냥꾼"들이었다.
    은하를 어슬렁거리다가, 영혼을 가진 지적(知的) 생명체 또는 영적 에너지체가 존재하는 행성이나 항성들만 골라

    노골적인 침략을 강행하였지. 그런 다음 원주민들의 오오라에 강제로 손상을 입혀 영혼 샘플을 채집하였고

    그것들을 배양하여 자신들한테 이식하였어.

     

     


    놈들이 영혼을 이식받는 이유는 두 가지야.

     


    첫째, 대외적인 이유.

     

    그들은 기본적으로 외부의 위협이 없는 한 영생 불사하는 존재이지만 스스로를 제작하는 즉 복제하는 능력이 없다.
    놈들의 기계 몸은 "무(無)법칙의 법칙" 속에서 저절로 생겨난 (극도로 복잡 미묘한) 카오스적 프랙탈의 결정체이기 때문에 그들 형성의 기틀을 제공한 에프엠 마스터조차 부서진 그들을 재조립할 수 없을 정도지. 따라서, 놈들은

    대적할 상대가 거의 없는 막강함을 자랑하면서도 한편으론 자신들의 존재를 양적으로 늘리지 못한다는 사실에

    항상 불안을 느껴야 했다.
    언젠가는 - 배신이나 반역 등에 의한 내부의 적을 포함 - 그들의 호적수(?)가 출현할 것이고 이로 인해

    피해나 손실의 정도를 넘어서는 대량 파괴 및 멸절의 국면이 도래할지 모르는 일이므로,

    그들의 실존에 균열을 가할 이러한 핸디캡은 놈들로선 꼭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근원적인 난제였어.


    이때 에프엠의 섭리는 놈들에게 영감(靈感)을 베풀어 무시무시한 해법을 제시해 주었으니, 그것이 바로 "영혼 강탈"이었다.


    영혼 배양 및 이식쯤은, 초우주적인 최첨단 문명의 기술력을 보유한 저들에게 그다지 어려운 과제가 아니었지.
    여기서부턴 저 녀석이 아까 설명한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쿠메이린 원주민인 하이브리드 임산부의 영혼 세그먼트를 채집하고 배양하여 아카식 상념 기록의 차원 조작을 거친 후

    이식하였고 이로써, 이식받은 놈들은 자신들의 "버그-생체화"된 기계 몸에서 잉태된 분신을 뽑아낼 수 있었어.
    그 분신이 속성 발육하여 성체가 되면, 1차 배양 영혼으로부터 분할하여 보관해 둔 세그먼트를 재배양 후 다시 이식하고..


    이렇게 몇 번만 반복해도,

    (영구불멸하는 무한 동력체) 기계인간들의 개체수가 - 기하급수적까진 아니더라도 - 부쩍 불어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한 명당 최대 30번씩 분만케 하여 녹초로 만들어 버린다던 케로히얄의 얘기와는 사뭇 다르군.

     

     

     

     

     


    자신들을 피해자로 치장하려는 얄팍한 거짓이지. 놈들 한 명이 하나 이상은 낳을 수 없어.

     


    영혼을 이식하는 이유, 둘째.


    이것은 내밀한 이유라 하겠는데, 여러 고등 존재의 영혼들을 이식하면 할수록

    에프엠 섭리하에서 차원 도약과 신분 상승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두려움에 기인한) 당장의 실용성을 염두에 둔 첫 번째 이유와 달리, 여기엔

    놈들의 형이상(形而上)적 욕망이 질펀하게 녹아 있다.


    에프엠 마스터가 되고 싶은 소수 엘리트의 열망 또한 반영된 것인데, 같은 편끼리의 내분과 갈등도

    강화(强化)의 자양분 중 하나로 흡수하는 에프엠 섭리가, 마스터들조차 모르는 방법을 기계인간들만 몰래 터득하게끔

    작용하였기에, 저급 에프엠 세력의 야비한 음모는 하나 더 추가될 수 있었던 것이지.


    "같은 편이 귀띔해 준 셈인" 방편을 엉뚱하게 응용하여 감히 자신들의 권위에 도전하리라고는

    대단한 에프엠 마스터 그룹도 미처 헤아리지 못하였던 게야. 그만큼 철저한 비밀 속에서

    영혼 이식의 두번째 명분은 확고히 자리 잡아갔다.

     

     

     

     

     


    아비한테 발각되면 개박살 날 짓을 덜떨어진 자식 놈이 꾸미고 있는 셈인가.

     

     

     

     

     


    엘리트들은 그렇게 늘어난 복제 분신들을 하층 계급으로 분류하여, 그들이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착각하도록

    치밀하게 공작하였지.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식의 공작이었는지는 케로히얄의 설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굳이 부연은 안 할게.

     

     

     

     


    뭐 그럴 수도..

    그렇다면, 인간형상 막이란 건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그건 기계인간족의 역사를 살펴봐야 풀리는 의문이야.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놈들의 컨트롤 박스에 프로그램된 홀로-형상은 쿠메이린의 멸망한 인간들 모습이 아니다.

    "영혼 침탈" 초기 시대에 정복한 어느 행성의 원주민을 모델로 한 것이지.

     

     

     

     


    근세 유럽인의 풍모와 흡사하던데.. 복장도 그렇고..


    "까마득한 옛날 기계인간들에게 정복당한 그 행성이 사실은 지구였다."

    설마, 요런 고리타분한 반전성(反轉性) 멘트가 준비되어 있는 건 아니겠지?

     

     

     

     


    후훗, 내가 무슨 말을 꺼내든 너한텐 진부하게 들리지 않을까?

    너처럼 (세련된 논리로 근거를 제시해야 겨우 만족하는) 까탈스러운 "스토리 리스너(listener)"에겐 말이야..
    하지만 별수 없이 또 실망을 주게 생겼군. 내 설명이 급조된 B급 판타지처럼 부실하고 엉성하게 느껴지더라도

    그냥 그러려니 해. 어차피, 상념계라는 우주 자체가 판타지 월드 아닌가.


    이곳 우주의 여러 은하 가운데 - 놈들이 침략한 시점에서 - 네가 언급한 시대와 비슷한 형태로 역사가 전개된 행성이 있었던 게지. 그곳 행성인의 사회 문화적 배경이 네가 지적한 "지구의 그때"와 흡사하지 않았을까..

    아님, 기막힌 우연의 결과로 간주되기도 하는 "평행우주 시스템의 (너무 심오하여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조화"로 인해

    그 행성인들의 외양만 - 유별나고 생뚱맞게 - 근세 구라파인들을 빼다 박은 것인지도.

    역사적 공통점이나 인과관계는 전혀 없이..

     

     

     

     


    크흐, 딸내미 아니랄까 봐 썰 푸는 꼬라지가 삐딱하니 날 닮았네그려.

    그렇다고 너한테 믿음이 가느냐 하면.. 딱히 아직은 이렇다 할..

     

    내 성질 돋우는 비아냥 곁들여 봤자 득 되는 것 없을 테니, 말조심이나 하라고!

     

     

     

     


    아주 기고만장하셨군. 네 비위나 살살 맞추는 입에 발린 소릴 지껄이면 그게 더 수상쩍다고 의심할 놈이..

     

    자칫 영원한 우주 미아가 될지 모를 위기도 영 실감이 안 나는 모양이지?
    너야말로 경청 안 하고 지금처럼 자꾸 딴지 걸다간, 다 포기하고 나 혼자 철수해 버리는 수가 있으니, 알아서 기어!

     

     

     

     


    짜식.. 안 어울리게 협박은..


    네가 진짜 소영이라면 아마 그런 일 절대 안 일어날 것이고, 또 네가 가짜라면

    주제넘게 깐족대는 널 무시하면 그만 아닌가. 그러니 나야 겁날 게 없지. 흐흐..


    아, 됐어! 해탈 직전의 신성 인격체가 그저 대꾸 한마디에 삐치고 발끈하고, 쯧쯧..

    아무리 십 대 소녀라도 그렇지, 원..

    각설하고, 기계인간 녀석들은 인간의 생김새에 뻑이 가서 자기들의 고정 외모로 영구(永久) 차용하였다

    요렇게 정리하면 될까나?

     

    오케이  패스! 진도 계속 나갑시다.

     

     

     

     


    오리지널들의 특권 의식이 워낙 강하여, 분신 주제에 자신들과 동등한 서열을 부여받고 동급의 권세를 누린다는 것은

    그들로선 눈곱만치도 허용하고 싶지 않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

    따라서 복제 분신들과의 차별화에 우선적으로 치중하던 중, 놈들은

    획일적인 자신들의 모습부터 다양하게 변모시킬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것이다.


    성별이 뚜렷한 인간의 외양이야말로 이러한 놈들의 꿍꿍이에 안성맞춤이었어.
    귀족이나 왕족으로 변장한 (엘리트 그룹을 위시한) 오리지널들은 자연히 케로히얄 그룹으로 신성시되어

    분신들로부터 추앙받았고, 중인 평민 천민 계층으로 다변화된 분신들은 케로히얄에게 철저히 복종하여야만 했다.


    내외형의 홀로 테크 도포뿐 아니라, 인공 신경망 회로의 사고 작용 퍼지화를 통해

    유사(類似) 인간적 엉성한 행동 패턴도 인간의 당연한 특성으로 인식하게끔 자동 내면화 설정을 해놓았기 때문에

    분신들은 아무런 의심이나 내적 갈등 없이 자기를 인간과 동일시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평소 음식물 섭취 및 배설을 하지 않는다거나 수면을 취하지 않음은 물론

    "목욕을 하고 의복을 갈아입는 따위의 소소한 인간적 행위들"이 대거 생략된 (기계인간 특유의) 정형화된 생활 패턴도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래 삶으로 인식하면서 본인들의 가공된 정체성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

    그만큼 지배 집단의 조작과 세뇌와 통제가 철저하게 이뤄져 그들에게 성공적으로 먹혀들었다는 뜻이지.

    가령, 케로히얄의 원격 리셋팅 시 발생하는 일시적 동작 정지를 수면 상태라 굳게 믿는다거나,

    애초에 남녀 구별이 없는데 어거지로 위장해 놓았으니 - 육체관계를 포함하여 - 이성 간의 뜨겁고 진실한 애정 또한

    존재할 리 없고 고로 가정(家庭)의 부재(不在)와 함께 임신과 잉태라는 "자연계의 개념" 역시 성립하지 않는

    안드로이드적 실존 양상조차 인간 본래의 진정한 모습들이라 여기는 등..

     

    창조된 후 인간이란 개체를 경험하거나 인간의 본질을 학습할 기회가 원천 차단된 그들이므로

    기억 조작 혹은 신경망 컨트롤에 의한 이런 합리화가 온전히 가능했던 것이겠지만..

     

     

     

     


    자기 암시를 통한 자동 학습이 되도록 사전(事前)에 프로그래밍을 해 두었다?
    참으로 철두철미한 족속이구나..

     

     

     

     


    식민지별(別) 착취 과정에서 케로히얄은 복제 분신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되지.
    1차 공습 직후 분신들이 먼저 대량 착륙하여 배태용(胚胎用) "영혼 이식 대상"으로 동원되는 식이야.

     

     

     

     


    우주판(版) 씨받이들이로구먼. 아니 "영혼받이"라 해야 하나..

     

     

     

     


    토착민 수를 압도할 정도로 연쇄 "분신 늘리기"를 지속하여, 원주민들을 실제 지배할 중간 계급으로

    복제 분신들을 육성하겠단 전략이었다.


    한편, 케로히얄 그룹은 식민지의 지도자급 엘리트들을 암암리에 추출하여 그들의 영혼을 자신들한테 이식하였다.
    이들은 복제용 이식에 그치지 않고 "기계적 진화를 위한 영혼 이식"에도 욕심을 부렸는데, 이는

    임산부 영혼 세그먼트 배양법이 아니라 엘리트의 (영성 지수 및 영적 활성도가 높은) 오오라 섹터를 분리하여

    차크라 정제(精製)만 거친 다음 본인들의 인공지능 시스템에 그대로 안착시키는 방식을 따르고 있어.

     

     

     

     


    완전 날로 처드시겠단 심산이군.

    그렇게 하면 영혼을 거의 통째 제공한 자들은 죽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니?

     

     

     

     


    다중 중첩 구조의 영혼 특성상 섹터 하나가 빠져나간다고 죽진 않아. 더군다나 식민지를 자기들 입맛대로 리빌딩하려면

    원주민 노예들도 빠뜨릴 수 없는 물자인데, 함부로 그들을 살상해서야 쓰나.

     

    다만, 진화용으로 분리되는 섹터는 진동수가 비교적 높은 주파 대역에 속하므로

    그것이 빠져나감으로해서 제공자의 정신에 약간의 후유증을 줄 순 있어. 이른바 "오오라 부분유실(流失) 증후"라고도 하지.


    물질적이고 본능적인 삶에 집착한다거나 즉흥적이고 인내가 부족한 경향을 보이면서

    독립심도 다소 떨어지는 약간의 퇴행 기미를 나타내는 것이, 상기 증후군의 일반적인 증상들이야.

     

     

     

     


    부려먹기엔 최적의 상태로, 맛이 간단 얘기네.

     

     

     

     


    그렇지. 적에 대한 적개심과 저항 의식이 현저히 떨어지고 겁쟁이가 되어 버리는 고위 인사들을

    적당히 속여 실컷 이용하기란 식은 죽 먹기지. 더욱이, 하위 4차원 이하의 어느 별에서든 소위 지도층 인사들은

    극소수를 제외하곤 가식 안에 감춰진 심성이 기본적으로 탁하게 오염되어 있고 이중성의 레벨도 높아

    이들의 영혼이야말로 케로히얄의 "악성 진화"를 촉진하는 데 없어선 안 될 필수 요소란다.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군.
    에프엠 마스터 수준을 넘보기 위해 놈들은 대체 얼마나 많은 영혼들을 잡아 잡숴야 하나 그래?

     

    전력 강화를 위해 일종의 자가 번식용으로 산부 영혼을 기(旣)이식한 특권층 기계인간이

    이번엔 본인들의 사악한 야망을 위해 똑똑한 생명체의 영혼을 마구잡이로 중복 이식한다?

     

     

     

     


    아니, 진화용 이식은 케로히얄 하나당 고등 종족 영혼 하나면 돼.

    동(同) 종족의 영혼을 여러 번 이식해 봤자 진화 속도를 높이는 데에는 별 효과가 없어.


    그러나 새로운 존재의 색다른 오오라를 발견하면 문제는 달라지지.
    즉, 우주의 다른 고등한 종족에게서 뽑아낸 섹터를 추가로 이식하면

    마성의 차원 상승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들이 왜 우주를 떠돌며 혈안이 되어 다양한 문명의 지성체(知性體)들을 찾아 헤매는지, 이제 알겠나?


    케로히얄 그룹은 오로지 에프엠마스터로 거듭나겠다는 (꿈도 야무진) 일념 때문에

    각양각색의 영혼들을 겹겹이 껴입은 걸로도 모자라 식민지 건설과 통치는 복제한 분신들에게 일임하다시피 하고

    틈만 나면 우주 해적 본연의 모습이 되어 영혼을 약탈하기 위해 성단 간(間) 은하 간을 누비고 있는 것이다.


    해적놀음, 정복놀이는 사실상 "똘마니 짓을 충실히 수행하여 에프엠마스터를 안심시키기 위한" 일종의 연막이지.
    자신들 뒤통수치려는 속셈을 마스터 그룹이 눈치챘다간 천하의 기계인간족이라 한들 무사하기 힘들 테니..

     

     

     

     

      
    신과 같은 마스터 나리들께서 아무렴 고깟 음모 하나 간파하지 못했겠나?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기지.
    음모에 관한 한 전문인 프로들한테 아마추어가 감히 도전하는 꼴 아닌가.
    내 생각엔 아무래도 마스터들이 알면서 모르는 척 봐주는 것 같어..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에프엠 마스터는 카오스 유발의 고수이니만큼, 추종자들의 변절을 교묘히 유도하여

    비극적 갈등을 한껏 무르익게 하는 것이 우선이고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 죄는 나중에 때가 되면 응징해도 늦지 않으리라, 계산이 섰을 테니까 말이지.

     

     

     

     


    맞다는 거야 틀리다는 거야?!

    결국 너도, 제대로 모르면서 이러쿵저러쿵하는 것 같은데..?

     

     

     

     


    에프엠 마스터와의 주파수 동조에 여전히 예속되어 있는 네 무의식이 그로부터 사악한 영감을 접수하여

    너로 하여금 끊임없이 상념에 휩싸이도록 하는구나. 이렇게 되면, 어둠의 마스터에 관한 네 추측성 발언들은

    전부 사실일 공산이 크다.

     

     

     

     

    하이고 그러셔?

     

    쳇, 잘 알면서 괜히 토 달지 말라는 투로 들리네..

     

     

     

     


    한편, 그룹의 항구적 강화와 결속의 확대를 위해 케로히얄들은

    정복한 우주 구역들을 다스리는 각 총독부의 복제 분신 엘리트 집단 가운데 우수한 심복들을 주기적으로 선발하여

    케로히얄로 승격하고 있다. 승격된 이들은, 기억 시스템 컨트롤링을 통하여

    "리셋팅에 의해 망각 모드로 고정(固定) 전환되어 있던" 자신들의 정체성과 시원(始原)의 기억을 완전히 회복하고

    진화용 영혼 이식의 자격을 획득하게 돼.

     

     

     

     


    "나는 인간이다"라는 확신을 알맹이까지 송두리째 던져 버리고, 자기들을 속여왔던 절대 권능에 편입한다.. 이건가?

     

     


     

     

     

     
     



     

     

     

    '판타지 속의 판타지 1 : 카파마리올 (판타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7. 쿠메이린 1  (1) 2024.10.17
    6. 투누탄의 변(辯) 2  (8) 2024.10.06
    4. 케로히얄의 변(辯) 2  (0) 2024.05.14
    3. 케로히얄의 변(辯) 1  (2) 2024.02.06
    2. 케로히얄 대 투누탄  (2) 2023.12.23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