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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카파마레올
    판타지 속의 판타지 1 : 카파마리올 (판타지) 2023. 11. 1. 13:47

     

     

     

     

     

     

     

     

     

     

     

     

     

     

     

     

     

     

     

     

     

     

     

     

     

    카파 659438227001년.


    슈룻소 성단의 다섯 번째 대(大) 항성 쿠메이린.

     

     

     

     

     

     

     

     

     

     

     

     


    '케로히얄님, 저 좀 살려 주세요..

    투누탄이 갑자기 날아들어 정신없이 도망치다 보니 안전 구역 밖으로 벗어난 줄도 모르고 예까지 와 버렸어요.


    전능하신 케로히얄이여, 부디 저를 굽어살펴 주소서!'

     

     

     

     

     

     

     

     

     

     

     

     


    키가 일 킬로미터에 육박하는 열대성 수목들로 빽빽하게 들어차 끝없이 펼쳐진 고원 지대를

    수십 킬로 낭떠러지 협곡이 에워싸고 있다.

     


    지상에서 오백여 미터 상공에 위치한 "자이언트 야자수 군락의 중간 높이 지점"이 점차 투명해진다.

     

    본래는 나무들이 버티고 있어야 할 공간을 그 투명함이 차지한 셈이지만 그렇다 해서

    나무들 뒤의 풍광이 드러나는 것도 아니었다. 그 너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기이한 투명함이었으며

    그래서인지 거기서 무엇이 튀어나오든 하등 이상할 것 같지도 않았다.

     

     

    좀 더 기괴한 것을 예상하였다면 싱거울 수도 있겠으나, 그곳으로부터 문자 그대로 기사(騎士)가 튀어나왔다.

    아니, 말을 닮긴 했으나 정확히는 말이 아닌 "황갈색의 거대한 동물"을 타고 있었다.

     

    갑자기 허공을 뚫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장관을 연출한 그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거인 중의 거인이었다.

    말(?) 위에 앉은 상체만 족히 50미터는 되어 보였다.


    분명 기사의 위엄을 갖추고는 있지만, 복장은

    중세 유럽의 투구와 철갑옷 대신 - "삼총사"에 등장하는 - 17,8세기 의상에 가까웠다. 

     

     

     

     

     

     

     

     

     

     

     

     


    기쵸닐롄, 걱정 말라. 내가 널 카파마레올로 인도하리라.

     

     

     

     

     

     

     

     

     

     

     

     


    '왠지 무시무시한 데로 들어온 것 같군.


    사람의 생김새를 하고 있는 이자의 정체가..

    몇백 년 전 구라파라 하기엔  장소도 참..

    그리고 이 짐승은 아무리 봐도 말 같지가 않은데..

     

    이자 뒤에 올라타 이처럼 무작정 달려도 되는 것일까..'

     

     

     

     


    염려 마라. 널 안전하게 2015년 우리의 시공으로 보내 줄 테니..

     

     


    오오, 소영이였구나.

    한참 만에 들어 보는 우리말이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저 괴상한 외계어가 무슨 뜻인지 너무 자연스럽게 이해되어

    전혀 불편을 느낄 수 없는 건 별개로 하고.)

    빨리 와 줘서 고마워.


    이젠 너무 피곤해서 황당한 모험을 더는 견뎌낼 수 없을 것 같어. 여기가 제발이지 마지막이길 바란다.

    이번엔 정말, 별다른 사건에 휘말리는 일 없이 너와 나의 보금자리로 무사통과하자꾸나.

     

     


    성소(聖所)에만 진입하면 모든 게 해결 돼.

     

     


    "카파마레올"이란 게 성소?

     

     


    거기에 드림홀이 서려 있단 얘기로구나. 좋아, 그렇다면 어서 가자 성소로..

     

     

     

     

     

     

      
    한 장의 넓이가 수십 평은 되어 보이는 "초(超)거목의 활엽"들이 하늘을 완전히 가려 캄캄한 밤이나 다를 바 없는 길을

    거인의 말은 굉장한 속도로 잘도 달리고 있다. 공중에서 홀연히 나타나 두둥실 움직이던 모습으로 봐서는

    굳이 땅을 딛고 달리지 않아도 될 듯한데 그건 아닌 모양이다. 아마 어떤 미지의 에너지가 작용하여

    포털을 통해 그를 순간이동시킨 것 같고 그 과정에서 일종의 반중력 같은 포스가 일시적으로 제공되었을 뿐

    거인이나 그가 탄 짐승에게 하늘을 나는 능력이 있었던 건 아니리라.


    전방이 환한 것으로 보아 필시, 코끼리 몸집의 이백 배도 넘을 듯한 이 괴물의 - 눈이 됐든 뭐가 됐든 - 어딘가에서

    헤드라이트 같은 백광(白光)이 뿜어져 나온다는 얘긴데, 이것이 과연

    포유류 이상의 생명체에서 가능한 현상이란 말인가. 혹시 동물의 형상을 한 로봇이라면 납득이 갈 텐데..

     

     

     

     

     

     

     

     

     

     

     

     


    케로히얄님, 저 위에..

    나뭇잎 천장을 따라 붉은 줄이.. 우릴 따라오고 있어요!

    이런! 거진 다 쫓아왔어요!!

     

     


    투누탄이 널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기세로다.


    이 숲만 빠져나가면 협곡 너머가 바로 카파마레올이야. 다 와 가니 두려워 말고 침착하거라.

     

     

     

     

     

     

     

     

     

     

     

     


    같은 속도를 유지하던 레드 라인의 맨 앞이 더욱 선명하게 붉어지는가 싶더니, "잎사귀들로 촘촘히 겹쳐진" 천장

    명확히 말해 거대한 짐승을 타고 달리는 두 거인의 바로 윗부분에 해당하는 천장이 둥글게 녹기 시작했다.


    단번에 타들어 가며 구멍이 뚫리자마자 그곳에서 흉측한 날짐승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것 역시도 거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어이쿠! 뭐 저런 게 다 있어!? 콘도르의 날개에 코모도왕도마뱀의 머리를 하고 있잖아??


    몸통은 영락없는 갑옷 입은 인간인데.. 가만있자.. 저것은 철갑이 아니라 큼직하고 단단한 비늘인 건가?

    알록달록한 것이 현란하게 자체 발광하네? 대체 뭐지 저건..?

     

     


    투누탄이라고, 이 행성을 침입하여 폭군이 된 지 오래인 외계 종족이다.

     

     


    어엇! 저놈이 내려오고 있어. 입을 쫙 벌리고..!

     

     

     

     

     


    투누탄의 뾰족한 이빨들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고 이를 신호로 그 아가리 속 무엇인가로부터 진홍의 광선(?)이 뽑혀 나오고 있었다. 그것은 기쵸닐롄의 어깻죽지에 정확히 도달했고 동시에 그녀(?)의 왼쪽 팔이 통째로 떨어져 나갔다.

     

     

     

     

     

     

     

     

     

     

     

     


    케로.. 히얄님... 저.. 맞았어요..! 팔이...

     

     


    괜찮아. 카파마레올 안에 있으면 새 팔이 저절로 돋아날 거야.

     

     


    아악! 그런데..

    잘린 부위에서 이상한 것들이 기어 나와요! 징그러워요, 이게 뭐죠?
    이상한 벌레들 같은 게.. 버글버글한 것들이 내 몸 절단된 곳에서 쏟아져 내리고 있어요!

     

     


    진정해! 기쵸닐롄.


    투누탄.. 이것들이 기어이 훼방을 놓는군.

     

     


    네에? 그건 또 무슨..? 훼방이라뇨?

     

     


    아냐, 신경 쓸 것 없어.

     

     


    좀 더 빨리요! 놈이 당신의 머리를 공격하려고 해요.
    저도 저지만, 이러다 케로히얄님마저 큰일 당하시겠어요!

     

     

      
    에이, 성가신 놈! 어딜 감히,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려고..

     

     

     

     

     

     

     

     

     

     

     

     


    케로히얄이 고개를 돌려 투누탄을 노려본다.

     


    하강하여 기쵸닐롄의 후방 백여 미터까지 근접한 녀석이 금방이라도 그녀의 어깨를 움켜잡고 날아오를 듯

    익룡의 그것과 다름없는 날카로운 발톱을 한껏 세우며 커다란 발을 들이밀었다.


    다시금 포악한 아가리가 크게 하품하듯이 벌리어진다.

    이번엔 실수 없이 표적의 숨통을 끊어 버리리라 단단히 벼르는 태세가 역력히 느껴진다.

     


    이때, 케로히얄의 (챙이 넓은) 깃털 장식 모자가 파란색에서 보라색으로 바뀌며 깜빡이기 시작한다.
    그러자, 그의 푸른 눈동자도 같은 빛깔로 변하면서 풀어지더니 흰자위에 급격히 녹아드는 것이 아닌가.


    온통 보랏빛 일색이 된 그의 안구에서 같은 색의 가느다란 빔이 발사되어 투누탄의 가슴에 명중하였고
    녀석은 갑작스러운 난기류에 휩쓸린 것처럼 뒤로 튕겨져 비명도 지를 새 없이 나무와 충돌하고 말았다.

     


    땅 위로 추락하여 여러 바퀴 나뒹구는 날개 달린 괴수를 돌아보며 기쵸닐롄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었다.

     

     

     

     

     

     

     

     

     

     

     

     


    대단하시네요! 이야기로만 듣던 케로히얄님의 능력을 이렇게 직접 목격할 줄이야.. 영광이에요.
    한데, 팔이 찢겨 나갔는데도 고통이 안 느껴져요. 피도 나지 않고.. 이 벌레들은 또..


    제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혼란스러워요, 케로히얄님..

     

     

     


    말이 많다, 기쵸닐롄!
    네가 떠벌릴수록 투누탄들이 널 감지하게 된다는 사실, 잊은 건 아니지?


    일단 벌레에 관해선, 카파마리올의 성스러운 파장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야.

    극도의 공포감이 성스러운 파장과 조우하면 흔히 일어나는 착란성 환각 증상일 따름이라고.

    일시적 뇌파 교란 현상이니 괘념치 말라.


    어쨌든, 고통이 사라진 것은 성소의 영험한 에너지가 벌써부터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니

    안심하고 기뻐하라.


    카파마레올에서 영기(靈氣)를 충전받은 후 그곳의 비밀 통로를 이용하여 안전 구역으로 되돌아가는 일만 남았도다.

     

     

     

     

     

     

     

     

     

     

     

     


    여기 혹시.. 괴수 시리즈 특촬물 촬영 장소 아니니? 만화 같은 세상은 사절하고 싶다, 야.


    짜증 나 죽겠어. 어떤 놈의 상상계인진 몰라도, 그놈 참

    상상력 빈곤에다 진부하기 짝이 없는 놈일세.

     

     


    헛소리 자꾸 지껄일래?

     

     


    기쵸닐롄인지 칸쵸코인지 얜 또 왜 이리 멍청하다니? 척 보면 착이라고, 너 음흉한 놈인 거 대번에 알겠구만.

    네 어설픈 연기(演技)가  음모의 소화 덜 된 구린내를 풀풀 풍기고 있는데도 아마추어처럼
    서툰 복선 하나 눈치 못 채고, 신(神) 받들 듯이 너한테 굽신거리는 꼴이라니..

     

     

     

    내가 왜 나쁜 놈이야?!
    난 불쌍한 이곳 주민들을 투누탄의 폭정(暴政)과 탄압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수호신과 같은 존재다.
    "네가 막 빠져나온 이중(二重) 꿈계"의 지구를 (베트남전 사건 시공의 지구를) 홀리 화이트 브라더즈가 수호하는 것과

    같은 이치지.

     

     


    은하 연합의 검은 전략이 판치는 2015년의 평행지구를, 소영이 네가 이끄는 레지스탕스가 지키는 것처럼 말이지?

    후훗, 내가 오가는 지구들마다 그럴듯한 비밀결사 하나씩은 갖고 있는 셈인가..


    그런데, 여긴  아무리 봐도 지구 같지가 않걸랑.. 걸리버 여행기의 거인국도 이곳에 비하면 난쟁이 나라겠어.
    안 그래, 울트라맨?

     

     


    비꼬지 마! 안전 구역을 설계하여 이들의 피난처를 마련해 준 것도 우리란 말이다.

    투누탄의 공격력이 나날이 증강되어, 안전 구역조차 위협당하는 사태가 근래 부쩍 늘고 있으니 탈이지만서도..

     

     


    너야말로 쓸데없는 자화자찬 집어치우고, 내 몸에서 아직도 꼬물거리는 얘네들에 대해서나 이실직고하시지.

    너 딱 걸렸어! 정신 착란 어쩌고 하는 유치한 수작은 나한텐 안 통해.


    어디  너의 꼴같잖은 진실 한 번 감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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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말을 못 하시나? taken의 상상 용량이 바닥이라도 치고 있나?
    그가  "평행 우주에서 온 사나이"라는 판타지 소설을 이쯤에서 포기하고 싶대??

     

    그렇담 이거 보통 큰일이 아니로군!
    차원 상승과 "우주 구원"이라는 장대한 비전 및 마스터플랜이 그의 뒷심 부족으로 모래탑처럼 허물어지고

    주인공들인 우리도 더불어 싱겁게 사라지겠네..


    그의 연재가 소리 소문 없이 중단되면, 다차원 평행시공의 기묘한 멀티게이트인 "판타지 사이트"가

    좌시하지 않을 텐데..? "연재 부진 작품 코너"가 실은 지옥과 다를 바 없는 "시공 트랩"이잖아, 그치?
    상념 쓰레기장인 그곳에 갇히면, 사건 격자가 활성 불가능 수준까지 흩어지고 우리는 산 채로 서서히 증발하겠지.

    참말이지 이보다 허무할 수 있을까?!


    신성한 영적 지도자 소영이도 어찌하지 못하는 한계가 결국 오고야 만 거니?

     

     

     

     
    히스테리 그만 발산해!
    taken의 상념과 별개로 그것을 초극하고 활약하는 네가 평행시스템의 시공 버블에 무수히 존재하는데, 무엇이 걱정이야?


    어리석은 놈, 내가 침묵하는 것이 널 위한 배려인 줄도 모르고 싸가지 없이 날 몰아붙이기만 하는구나.


    기쵸닐롄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진실을 내가 발설할 경우, 그 충격파가 자칫

    네 유체의 드림홀 친화 구조를 변형시킬 수 있어.
    그렇게 되면, 드림홀이 셋업되어도 그림의 떡일 뿐이야. 진입할 수 없으니..

     

     


    누가  멍청한 얘한테 말하래? 나한테 실토하라고, 나한테!

     

     


    뷰웅신, 누가 누굴 보고 멍청하대?
    이들의 시간선을 벗어난 우리끼리의 정신감응일지라도, 이건 엄연히

    케로히얄과 기쵸닐롄의 잠재의식을 타고 흐르는 대화란 말이다.

    내가 너한테 일러 주는 정보가 고스란히 기쵸닐롄의 무의식에 각인된다는 걸

    알고도 그런 말이 나오냐 이 제대로 멍청한 놈아!


    무의식 각인은 기쵸닐롄의 "배양 영혼"에 대미지를 가하고 - 네가 공명하고 있는 - 오오라 주파수를 교란하여

    결과적으로 빙의 패턴에 심각한 불균형을 가져오는 것이다.

     

     


    배양 영혼? 얘 영혼이 누군가에 의해 배양된 거라고? 그 배양된 영혼에 난 시방 빙의된 것이고??


    흠, 흥미진진해지는군.. (나만 그런가?)

    내 호기심을 자극한 이상 소영이 너의 설익은 겁주기 정도론 약발이 안 먹힐걸?

    설령 내 여행이 여기서 중단된다 해도, 네 논리대로라면

    위대한 근원께서 어련히 - 현재 이 시점까지 전개된 - 평행 사건 시공들의 또 다른 "나"들과 접촉하실까.


    그러니, 잔머리 굴리지 말고 어서 털어놓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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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거인을 태운 산(山)만 한 동물이, 울창한 수림 고지대의 끝에서 힘차게 발을 굴러 도약하였다.


    그랜드캐니언이 형님! 하고 조아릴 협곡을 (2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마천루 한 동(棟)이 점프하여 건너뛰는 격이었다.
    이곳 별의 중력 작용이 특이한 것일까. 아니면 이 또한 케로히얄의 신비한 영능인가..

     

     

     

     

     

     

     

     

     

     

     

     


    기쵸닐롄, 드디어 카파마레올에 당도하였다.

    저 입구로 당장 들어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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