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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 꿈계 시스템
    Letters to D.J. (지수 외전)/FRIDAY THE 13TH 2023. 6. 19. 14:23

     

     

     

     

     

     

     

     

     

     

     

     

     

     

    Another stories of Jisoos in parallel universes : 2. Friday the 13th (원본) (17)

     

     

     

     

     

     

    말씀만으로도 든든합니다.

    부디 끝까지 저를 보호해 주소서.

     

     

    그러마.

    좀 전의 얘기를 더 하자면, 꿈속 드림바디들의 자각을 유도하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임은 분명하지만,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자각몽으로 옮겨오는 것이 실패로 돌아가게 될 시, 최악의 경우

    그들을 미련 없이 희생시킬 각오도 되어 있다.

    여러 단계의 악몽계에 거주하는 드림 바디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악몽계를 터뜨려 사라지게 하는 최후의 방법만이 남게 된다면 그럴 수밖에 없다는 얘기지.

     

    그만큼 우리는 단호하지만 지수 너에게 만은 예외이니라.

    넌 무기력한 영적 휴머노이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넌 영적인 구도의 여정을 계기로

    위대하신 궁극의 당신 및 대(大) 근원과 합일하게 될 운명이기 때문이다.

    지수 너의 "궁극의 당신"께서 명상하시는 대(大) 자각몽에는

    "궁극의 드림 바디"께서 영원히 임하고 계신다.

    네 미래 자아인 내가 드림마스터의 길을 선택한 이상, 내 가장 명징한 자각몽의 드림바디는

    마스터의 책무를 다함과 동시에 그분과의 합일을 향하여 진화의 과정을 단계적으로 밟아 나아가게 되리니.

     

    이렇게 너와 나는 음과 양처럼, 한 뿌리에서 나온 형제처럼, 비슷한 길을 걸어갈지니.

    닿지 않는 평행선으로 달려도 결국엔 하나가 될 공동 운명이기에

    나는 널 여느 드림바디처럼 대할 순 결코 없도다.

     

     

    구도의 자질이 저보다 훨씬 크신 분께서 어찌하여

    빛의 존재가 됨을 포기하고 드림 마스터의 길을 선택하셨는지요?

     

    선택이란 표현을 사용하였느냐. 이는 일방적인 것을 의미함이 아니다.

    스승님들의 선택과 나의 선택이 일치하였을 때 우린 이를 두고 비로소 "선택"이라 한단다.

    내가 택하여도 스승님이 받아주시지 않으면 이 길로 들어설 수 없고,

    스승님이 나를 택하여도 내가 거부하면 드림 마스터가 될 수 없는 것이다.

    흑 마스터들과 다르게 우린 결코 강제하지 않으며

    서로를 지극히 존중하는 가운데 철저히 자율적으로 대소사들을 결정할 따름이다.

    제자의 운명을 내다보는 스승의 혜안과, 자신의 운명을 지향하는 "제자의 무의식"이

    동시에 바라보는 한 곳이어야만, 우리는 비로소 움직일 수 있다.

     

    해탈의 길은 하나로 통하건만 깨닫지 못한 어리석음이 괜한 분별을 야기하고 말았네요.

    당신이 선택한 방식은, 궁극에 가서 하나로 통하게 될 동일한 해탈의 다른 버전일 뿐인데..

     

    꿈을 자각하는 순간, 끝없이 분화하는 분리의 세상은 멈추고,

    꿈과 현실로 이원화된 삼라만상의 현현을 있는 그대로 여여하게 바라볼 수 있음이니..

     

    화이트 마스터 교육생은

    타고난 근기와 피나는 훈련이 합쳐진 결과로 찰나의 자각을 차차 지속하게 되는데, 이를 원동력으로

    여러 단계의 명상몽을 하나씩 섭렵한 후 급기야 명상의 최고봉인 "근원의 명상계"에 들어가

    궁극의 드림바디에 입식하는 영광을 얻을 수 있게 된다네.

    네가 대(大)근원과의 합일을 이루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해탈의 오메가요 알파라 할 수 있지.

    그런 다음 다시 나투어,

    열반계 중의 열반계 "화이트 코어계"에 상응하는 그곳 근원의 명상계

    "궁극의 당신이 꾸시는 대(大) 자각몽"을 사수하고,

    그곳에 임하시는 "궁극의 드림바디"를 지키는 특별 경호 임무를 맡게 된다네.

    드림 마스터의 직분은 직분 대로 다하면서 말일세.

     

    히말라야 도인 다운 말씀이네요.

    저도 히말라야에 한 번 가 보고 싶긴 합니다.

    혹시 나중에 시간 나면 저를 데려가 주실 수 있으신지요..?

     

    꿈계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단, 자각몽이라는 전제하에.

    그래서, 비록 꿈속 공간이겠으나 당장이라도 널 데리고 나의 학교로 진입할 수는 있단다. 다만

    너와 내가 현재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지금은 좀 곤란할 것 같다.

    루시드 드림을 인지하는 우리 둘 중 하나 혹은 우리 둘 모두가 여기를 벗어난다면

    이곳의 악몽화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게 될 것이 불 보듯 훤하기 때문이다.

    실질적 이동뿐 아니라 여기에서 다른 꿈계를 상상하거나 염원하기만 해도

    우리의 자각 포스 수준은 현저히 낮아질 수 있단다.

    현재 진행되는 우리의 대화도 이런 견지에서 위험성이 다분하므로,

    우리가 있는 최소한의 공간을 포켓 시공화 하여

    평행 꿈계들 사이의 경계에 위치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

     

    그렇군요..

    아니 뭐,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니까 신경 쓰지 마시고 흘려들으시기 바랍니다.

    먼 훗날에라도 당신의 훈련장을 직접 가서 견학하고 싶다는 작은 바람일 뿐이니까요. 꿈에서가 아닌 실제로 말예요.

    그게 가능할지 아닐지는 별개의 문제로 놔두고요..

     

     

    아쉽지만 우리의 만남은 이처럼 꿈에서만 가능할 듯하구나.

    아직은 인턴급이긴 하나 어쨌든 난 드림마스터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전문 요원이니 말이다.

     

    현실 세상에서 (이 또한 네게는 무수한 평행 상념계들 중 하나일 테지만..)

    나는 히말라야산맥 동굴 안에 칩거하고 있는 은둔자일 따름이다.

    특히 드림마스터 자격으로 관할 꿈계들을 살피는 동안에는,

    나의 영육은 코마 상태에 가까운 모습으로 깊은 명상에 침잠하여 있단다.

    그리고

    현실 공간이라고는 하나 도인들이 거주하는 히말라야는 일반적인 3차원 공간이 아니란다.

    3차원과 4차원이 오묘하게 섞여 있는 신비의 영역이라서, 일반인들의 눈에는 매우 험준한 산악 지형으로 비치기에

    무성한 소문만 듣고 찾아온 사람들은 발길을 돌리기 일쑤지.

     

    영험하기 이를 데 없는 히말라야는 지구 에너지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영역(靈域)이라

    도인들의 은거지로는 시대를 초월하여 가장 적격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너의 시대, 네가 사는 지구에도 - 여러 나라에서 모인 - 히말라야의 도인들은 당연히 존재하겠지?

    짐작건대 너의 지구에도 나의 스승님은 건재한 모습으로 살아 계시리라.

     

     

    등산이 목적이면 몰라도, 다국적 도인들을 만나기 위해 히말라야산맥을 오른다면

    백이면 백 목적 달성에 실패한단 말씀이로군요.

    히말라야라는 명칭이 친근하여 상념이 그리로 뻗쳐 버렸네요. 각설하겠습니다.

    명실상부한 드림마스터로 첫발을 내디딘 분이시여,

    내 미래자아인 당신은 나의 꿈계만을 주관하는 분인가요?

    지수 너와 네 무수한 상념 분신들의 잠재의식 및 무의식이 공히 창조하는 무수한 꿈계들은,

    타인 및 그 무수한 분신들의 무수한 꿈계들과도 다중 중첩되어 있으므로,

    드림 마스터들은 자신의 분신들 꿈계에 특정되지 않고 모든 무한 꿈계 시스템을 관할한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이는 흑마스터들에게도 적용되는 공통점인가요?

     

     

     

    그렇지. 위대하신 섭리는 언제나 공평하니까.

    근원께서는 꿈계 버블이 완전히 꺼지는 것을 원치 않으시니까.

    더도 덜도 말고, 무수한 단계의 악몽계들과 무수한 단계의 자각몽계들이 동적 평형을 이루어

    꿈계 거품들이 항시 풍성함을 유지하길 바라시니까.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저들과 대립하여 극한의 투쟁을 벌여야 한단다.

    "보기에 아름답도다!" 하실 근원 창조주의 감탄을 위해서 우린 모든 것을 바쳐야 하니까 말이다.

    평행계 시스템의 마계에 상응하는 악몽계 증가를 도모하고 화이트 마스터를 견제하는 블랙 드림마스터 그룹은,

    흉포하고 악랄하기가 중음계 최고 수위 악령 저리 가라인데, 이놈들에 비하면

    평행계 시스템의 에프엠 마스터는 점잖은 양반이라 하겠다.

    이들의 강력한 무기는

    드림 바디들을 세균 감염처럼 무력화하는 "공포의 사념"이다.

    흑 마스터가 주무르는 사념이 최고 수준으로 퍼진 극악몽계의 경우

    그 존재 자체로 꿈계 버블의 연쇄 악몽화를 유발하는 초강력 격발 장치가 되며,

    평행계 시스템의 지옥계 정도가 아마 이에 상응하리라.

     

    상기 극악몽계의 위력도 이처럼 어마어마하지만, 이보다 더한 것도 있으니

    평행계 시스템의 코어 마계에 상응하는 코어 악몽계가 그것이니라.

    그야말로

    억조창생의 무의식 풀(POOL)에서 기어 나오는 온갖 부정성의 산물들이 집결된,

    사념 폐기장이라고나 할까.

    흑 마스터의 (사념 무기 제조를 위한) 원료 저장고 역할을 하는, 고농축 악몽계라 하겠다.

    우주 생명체들의 증오, 원망, 살의, 불평, 시기, 저주, 한, 잔인성, 복수심, 거짓, 기만, 음모, 음란, 배신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부정적 상념 찌꺼기들이 끊임없이 회오리치는,

    사념 폭풍의 대우주가 코어 악몽계인 것이다.

     

    거기서 이런 가공할 찌꺼기 원료들을 이용하여 흑마스터 그룹은

    너무도 끔찍하고 흉악망측헤서 무엇으로도 형용이 불가한 사념체들 소위 "사념의 화신"들을 만들어 낸단다.

    악을 빚어내는 장인 기질을 십분 활용하여 이렇게 제조한 괴물들

    그리고 자생적으로 육화한 4차원 원념 덩어리들을 끌어모아

    자신들의 수하로 삼고 수족처럼 부리는 족속이 블랙 드림마스터 집단이며,

    그들의 수장 격인 그랜드 흑마스터가 코어 악몽계에 도사리고 일반 꿈계의 악몽화를 진두지휘하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궁극의 드림바디에 비하면 그는 급이 한참 떨어지는 존재라 우리는 여기고 있다.)

     

    좀 있으면 이곳을 피의 광풍으로 휩쓸고 지나갈 그놈 역시

    사념 소용돌이에서 끄집어내어 그들이 이리로 보낸 부정 에너지 복합체이다.

     

    네가 여기 오기 전부터 시작된 놈의 반복적인 준동은,

    네가 들어올 이곳을 좌시하지 않고 미리 파악하여 특별 관리하겠다는

    그들 의지의 구현이라 볼 수 있겠다.

     

     

     

    그들이 제 위치를 어떻게 알았을까요.

    초록은 동색이라고, 설마 저의 친애(?)하는 운송자께서 정보를 넘긴 건 아니겠죠?

     

    일부러 그러지 않아도, 그럴 필요조차 없이,

    네 일취월장하는 깨달음의 향기 그 농도 짙은 에너지가 너의 궤적을 따라 전(全) 우주에 퍼져 있기 때문에

    마스터 정도가 되면 너를 놓치려 해야 놓칠 수 없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문제는

    그걸 잘 알면서도 네 안내자들이 널 이리로 유도했다는 것.

     

    극적인 상황과 맞닥뜨리게 하여 너의 각성을 촉진하기 위함이었다 둘러대겠지만,

    그들의 진의가 무엇인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게다.

    아마 그들과 함께하는 여정의 말미에 가서야 윤곽이 드러나겠지.

     

    제 운명에 붙여진 (하늘이 내린) 조력자 겸 반면교사인지도 모르겠다 생각하고

    이제는 그러려니 합니다.

    하위 에프엠 마스터라는 정체가 밝혀진 마당인데

    그들이 과연 태생적 한계를 뛰어넘어 해탈을 위한 근본적인 도움을 제게 선사할지..

    제 입장은 회의적이긴 합니다.

    그들 얘기는 그만하겠습니다. 마음만 무겁고 착잡해질 뿐이니까요.

     

    코앞에 닥친 재앙적 사태의 주인공, 참극을 불러올 그 무지막지한 놈에 대해서

    좀 더 얘기해 주시죠.

     

    놈은 악몽을 꾸는 누군가의 드림바디가 아니며

    흑 마스터의 사념 무기로 급조된 치명적인 "공포의 육화물(物)"이라 보면 된다.

    말하자면 그놈 제이슨은 인류의 집단 무의식에서 조립해 낸 인공 드림바디인데

    굳이 따지자면 불특정 다수가 놈의 꿈주로서 공통 지분을 가진다 하겠다.

    제이슨이라고요?

    여기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가는 그놈의 정체가 제이슨 부히스라 이 말씀입니까?

     

    너도 잘 아는구나.

     

    그런 영화 너무 몰입해서 보면 안 좋단다.

    인간의 말초 신경을 건드리는 저급한 공포 장르 영화를 대중이 거부하지 않고 즐긴 결과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크게 보면 말이다.

    이는 흑마스터가 무척이나 바라는 현상으로, 그에게 무기를 보급하는 꼴이나 마찬가지이기에,

    인간의 정서를 황폐하게 만드는 삼류 대중문화나 예술에 과도한 관심 내지 집착을 가져서는 안 되겠지.

     

    어린 지수 요 녀석이 아까 여자 친구랑 구태여 이 영화를 보겠다고 할 때부터 저는 심상찮은 느낌을 받았는데,

    꿈계에서는 이런 사소한 의도들까지 큰 사건의 징조로 작용하는 걸까요?

     

    의식의 저변에 깔린 여러 기제들이,

    발가벗은 심리를 가장 예민하게 자극하고 노골적으로 뛰노는 곳.

     

    바로 여기 꿈속이니라.

    모든 게 얽혀 있고,

    사소한 것이 결코 사소한 게 아닌 세상..

     

    바로 꿈계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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