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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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페스티발지수 이야기/이상한 사춘기 2022. 12. 27. 23:02
이때, 교실 문이 드르륵 열리면서 우리의 "사이코"가 등장하신다. 하이고, 이런 땟국물들 보게나. 김선생! 왜 이렇게 소란스러워? 죄송합니다. 이 녀석들 단체 기합 좀 주고 있는 중입니다. 겨우 이 정도로 기합이 되겠어? 요 상태 고대로, 여자애들 반 앞에다 꿇려 놔야지!? 안 그래도 그럴 작정입니다. 다시 한 번 웅성웅성. "싸이코"의 번득이는 눈알이 "엎드려뻗쳐" 하고 있는 철용이를 놓치지 않는다. 슬금슬금 그에게로 다가오는 "싸이코". 헤이! 차철요이.. 또, 너냐? 나한테 그렇게 두들겨 맞고도 아직 철이 덜 든 모양이지? 그는 손바닥으로 철용이의 큼직한 궁둥이를 두어 번 철썩철썩 때리더니 아래로 손을 뻗어, 중력의 법칙에 순응하여 바닥을 보며 능수버들처럼 늘어져 있는, 사춘기의 성징이 제법 거뭇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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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스 나지수 이야기/이상한 사춘기 2022. 12. 14. 17:16
93년 5월 21일 오후 1시 36분경 덕망 중학교 2학년 6반 교실 안. 5교시 수업을 알리는 벨이 울린 지 7분여가 지났지만, 국어 선생님은 들어오시지 않는다. 창(窓)가(앞에서 두 번째 줄)에 앉은 지수는 왠지 불길한 예감이 자꾸만 들어, 무더울 정도로 화창한 늦봄의 오후인데도 온몸에 소름이 끼치는 오싹함을 쉼 없이 느껴야 했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은 모두들 천하태평으로, 앞뒤 좌우에 앉은 녀석들과 장난을 치거나 떠들어대는가 하면, 심지어 교실 뒤쪽 공간에서 씨름을 한답시고 쿵쾅거리지를 않나 소란스럽게 책상을 넘어 다니질 않나,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그런가 하면 그 와중에도, 금방 먹은 점심이 왕성하게 소화되는지 창가에 앉은 아이들의 대부분은, 따가운 햇볕 세례에 정신들을 못 차리고 머리를 전후..